의료 공백 기간에 의사들이 소속 병원 밖에서도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이에 따라 개원의(자기 병원을 세운 의사)들은 자기 병원이 아닌 다른 대형 병원에서 시간제로 일할 수 있고, 대형 병원 의사들은 병원 밖에서도 환자의 전산 기록에 접속해 약 등을 처방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소속 의료 기관 밖에서 진료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공익을 위해선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예외 조항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한 달 이상이 지나고 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병원에 남아 장시간 근무하고 있는 전임의·교수들의 피로를 줄여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의료진의 피로도를 낮추고 대체 인력 충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의료 재난 위기 ‘심각’ 기간에 의료 기관 밖에서 의료 행위가 가능토록 안내했다”며 “더 나은 의료 체계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대화에 나서야 할 때인 만큼, 의대 교수들께서는 전공의들이 조속히 병원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고 전공의들과 함께 의료 개혁 논의에 참여해달라”고 했다.
또 정부는 이날 전국 60개 병원에 군의관(100명)과 공중보건의사(100명) 등 총 200명을 추가 파견했다. 지난 11일·21일 각각 166명·47명을 파견한 데 이어, 이번 파견 인력까지 합치면 총 413명이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은퇴 예정이거나 이미 은퇴한 시니어 의사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전국 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평균 7152명으로 3월 둘째 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상급 종합병원의 입원, 수술 등도 지난 5주 동안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3월 셋째 주 입원 환자는 평균 2만1801명으로 전 주(평균 2만1714명)보다 소폭 늘었다. 전국 응급실도 408곳 중 395곳(97%)이 병상 축소 없이 중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시작됐지만, 대화 시도는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리실은 현재 의·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한 총리는 26일 서울대 의대에서 의대 교수 등 의료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사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