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들의 절반가량만 결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아이가 없는 기혼자 중 아이를 낳겠다는 사람은 절반이 안 됐다.
17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년 8월 전국 만 19∼4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법적으로 결혼한 성인을 제외한 설문 대상 1059명 중 51.7%만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결혼할 생각이 없다’(24.5%),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19.1%), ‘생각해 본 적 없다’(4.8%) 순으로 나왔다.
‘결혼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20대에서 30대로 가면서 점차 오르다가 ‘30∼34세’(58.7%)에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감소했다. 최종 학력별로 보면 ‘대학원 이상’(65.9%)에서 결혼 생각이 있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현재 동거 중이거나 사실혼 관계인 응답자들은 71.5%가 결혼 의향이 있었고, 이혼 등으로 다시 혼자가 된 응답자 중에선 26.9%만 결혼 생각이 있었다.
설문 대상 전원에게 아이를 낳을지 물었더니 ‘낳지 않을 생각’이라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라는 응답은 28.3%에 그쳤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19.9%), ‘생각해 본 적 없다’(5.9%)가 뒤를 이었다.
아직 아이가 없는 기혼자 중에선 ‘낳을 생각이다’(46.5%),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26.4%), ‘낳지 않을 생각이다’(24.7%), ‘생각해 본 적 없다’(2.4%)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한 명 이상 있는 기혼자들의 경우 ‘낳지 않을 생각’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76.1%로 가장 높았다.
응답자 93.9%가 출생아 수 감소 현상을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출생아 수 감소 현상이 미래 세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93.1%였다. 이들은 저출산 현상의 여러 원인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니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구조’에 가장 높은 8.72점을 줬다. 하지만 육아기 단축 근무 등 일·육아 병행 정책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2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