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17일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의대 교수들이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데 대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민 우려가 가중되지 않도록 의대 교수들이 부디 환자 곁을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부터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회의에 의대 20곳 교수가 참여했는데, 이 중 16곳에서 사직서 제출을 찬성했다고 한다. 16일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들이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면서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은 어떻게든 이 사태를 빨리 해결해 보려는 의지”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먼저 2000명 증원을 풀어줘야 합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전문의협의회 성명문 발표에 대한 국립중앙 의료원 입장표명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조정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 “오랜 기간 논의하고 과학적 근거를 통해 결정된 숫자”라며 “(의사들 주장대로) 증원 없이 수가(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건강보험료가 3~4배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내고, 듣지 않으면 집단행동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국민에 대한 대단한 겁박”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 집단행동에 따른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모든 전공의는 환자 곁으로 하루빨리 돌아와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교수도 지난 11일 전임의들에게 “다음 주 월요일(18일)까지 전원 병원으로 복귀해 주시고, 이후의 투쟁은 그 내용이 무엇이건 교수들과 행동을 같이했으면 한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교수 회의에서 전공의들의 힘든 싸움을 돕고 언제든 그들이 돌아올 수 있는 보금자리를 보존하기 위해서 전임의 선생님들을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