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찬수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5일 의대 대규모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과거엔 한 강의실에 300명씩 넣어 놓고 의대생을 가르쳤지만, 지금은 1억원씩 하는 인체 모형을 놓고 6~8명씩 소그룹으로 교육하고 있다”며 “갑자기 2000명을 더 늘리면 의대 교육의 질은 과거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KAMC는 전국 40개 의대 학장 단체다. 신 이사장은 “정부가 2000명 증원을 정해놓고 3401명이라는 숫자를 발표하는 건 의미 없는 허수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의료계에선 지금도 일부 의대는 해부학과 생리학 같은 기초 의학을 가르칠 교수와 시설이 부족한데, 의대생이 급증하면 임상 실습이 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부산의 한 대학 병원 교수는 “의대생이 실습할 병원 등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2000명을 더 늘리면 실습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의사들이 배출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신찬수 이사장도 “기초 의학 교수는 지원자 자체가 없고, (병원 진료도 하는) 임상 교수는 진료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 학생 교육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단기간에 의대 교육 자원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더 늘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방의 한 대학 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지방에서 일할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늘어난 의대 교수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의대 학장들은 “지금 늘릴 수 있는 의대 증원 규모는 350명 정도”라고 했다. 이들은 작년 정부 조사 때 2000명 이상 증원을 적어낸 것에 대해선 “실제 교육 여건에 맞지 않는 무리한 증원 규모를 교육 당국에 제출한 점을 인정하고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