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려 불법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부당 청구한 금액이 최근 3년간 2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7일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건보공단은 지방자치단체, 대한약사회 등과 함께 불법 개설 의심 기관 489곳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의뢰했다. 이들이 요양급여비와 의료급여비 명목으로 청구한 진료비는 2조8984억원으로 추산된다. 면허가 없는 사람이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려 병원이나 약국을 개설·운영하면 불법이기 때문에 건보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 불법으로 청구하다 적발되면 건보공단에 환수된다.
하지만 불법 청구비에 비해 실제로 징수되는 금액은 적다. 건보공단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사무장병원 등이 부당청구한 금액 중 3조3415억원을 환수 결정했지만, 징수 금액은 2186억원 정도였다.
건보공단에 자체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불법 의료기관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동안 사건이 장기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자체 수사권을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법을 입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