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필수의료 지원대책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31/뉴스1

전국적으로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이른바 ‘내외산소’로 일컬어지는 필수 의료 분야 전공의 미달 사태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집계한 2023년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총 53명으로 전체 정원 208명의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산 지역 종합병원 6곳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한 명도 뽑지 못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5년 만에 처음으로 전공의 지원자가 없었다.

해운대백병원 역시 당장 근무할 전공의가 단 한 명도 없다. 경북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창원경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등도 1·2년차 전공의가 없는 상황이다.

울산 지역 대학병원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4년 동안 1명도 확보하지 못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광주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 조선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서울이라고 해서 상황이 다른 것도 아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율은 2020년 68.2%에서 2023년 25%로 3년 새 40%포인트 넘게 폭락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최근 2년(2020~2021년)새 78곳이 사라졌다. 이 여파로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 ‘소아 응급환자 의료 공백’ 사태가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미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는 ‘필수 의료 지원 대책’으로 중증·응급·소아·분만에 공공정책수가로 보상을 강화하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늘리고, 지역별 중증·응급 의사 순환 당직제 도입 등 개선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의료계 반응은 냉담하다. 문제는 소아청소년과·외과·산부인과·내과 등 필수 의료의 의료진 기피 현상이 심각한데 이를 해소할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대학병원이 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달 사태의 원인은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자체”라면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과 코로나 유행 장기화, 낮은 수가(진료비)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미달 사태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