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자기공명영상) 촬영./조선일보DB

정부가 ‘보장성 강화를 고집하다가 의료 남용을 초래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수술대에 올린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급여 항목 가운데 남용이 의심되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초음파 검사에 대해선 급여 적용 여부를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또 외국인, 해외 장기체류자 등은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지나치게 의료 이용이 많은 사람의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단계별 급여화(건강보험 적용)’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초음파·MRI 이용량은 연평균 10%가량 증가했고 진료비는 3년 새 10배 늘었다. 지난해 뇌·뇌혈관 MRI 재정지출은 2529억원으로, 목표(2053억원)를 넘어 집행률이 123%였다.

정부는 먼저 의료 현장에서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경우에도 MRI·초음파 검사 등이 시행되고 있다고 보고 남용이 의심되는 항목의 급여기준을 명확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의사단체 등 의료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급여화할 예정이던 근골격계 MRI·초음파는 의료적 필요도가 입증되는 항목을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의료적 필요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경우는 건보 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배우자·미성년 자녀 제외)나 장기 해외 체류 중인 국외 영주권자가 고액 진료를 받는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이들이 입국 6개월 후부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종전엔 이들도 입국 즉시 건보 적용이 가능해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해외 거주 가족이 병에 걸리면 한국에 들어와 건보 혜택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외래 진료 시 건보 자격을 도용할 경우 현재는 적발 시 환수액이 부정수급액의 ‘1배’인데, 이 또한 5배로 올린다.

정부는 일정 수준 이상 과도하게 외래 의료를 이용한 사람의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연간 365회를 초과해 진료를 받는 경우 본인부담률을 최대 90%까지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지난해 외래 의료 이용 횟수가 365회를 넘는 사람은 2550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급여비로 투입한 액수만 250억원이 넘는다.

이밖에 암 등 중증·희귀질환자가 중증질환이나 합병증 진료를 받을 때 낮은 본인부담률 적용하는 ‘산정 특례’ 제도에서도 관련성 낮은 질환은 제외해 대상 범주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건보 보장성 후퇴로 고령층 등의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대책은) 보장성을 합리화하겠다는 것으로 국민 혜택을 줄이겠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