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자’는 목소리가 여권(與圈)에서 잇따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즉시 준비하자”는 글을 올렸다. 앞서는 같은 당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자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현행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미국,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다. 독일, 이탈리아, 호주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부분 국가 역시 의료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 대중교통 등에서만 적용하고 전방위적 실내 착용 의무는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관련, “벗고 있던 마스크를 식당 출입하면서 착용하고, 착석 후 물 먹으며 벗었다가, 음식 받으러 가면서 다시 착용한다”며 “이후 식사하면서 벗고, 다시 계산할 때 착용하며, 실외에선 다시 벗는다”고 했다. 이어 “이같은 방역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의 의견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은 정부의 방역대책에 가장 헌신적으로 함께 해왔다”며 “생활의 불편은 물론 경제적 손해까지 감수했다. 이제는 일상의 자유를 돌려드려야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자율과 의사가 존중받는 합리적인 대책 마련을 방역당국에 요청드린다. 자유는 현실에서 구현돼야 한다”며 “1월 말에는 의무 해제 검토가 아닌 시행을 전제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논란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불을 지폈다. 대전시는 지난달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공문을 보내 12월 중 정부 차원의 결정이 없을 경우 내년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중앙정부의) 별도 조치가 없을 경우 자체적인 행정명령을 내릴지 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지사도 이날 오전 충남도청에서 열린 실·국·원장 회의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코로나 예방에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두 지자체장은 “외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 시장은 “최근에 유럽,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마스크 쓰는 분도 없고 코로나 얘기는 없다”고 했다. 김 지사도 “출장으로 미국, 유럽 등을 다녀보니 외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있지 않았다”고 했다.
또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 아이들의 정서·언어·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주장의 근거가 됐다. 이 시장은 “식당이나 카페 등에 출입할 때 (마스크 쓰고) 들어가서 식사, 대화할 때는 마스크를 벗고, (식당에서) 나올 때는 (마스크를) 또 쓴다. 앞뒤가 안 맞지 않느냐”며 “유아들은 사람들의 표정과 언어를 보면서 발달하는데,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대전과 충남은 중대본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지 않으면 자체 행정명령을 발동해 ‘실내 노마스크’를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중대본하고 협의를 해가되, 1월 1일부터는 자율결정으로 할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김 지사도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 자체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질병관리청에 전달해달라”고 했다.
정부는 ‘단일 방역망’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시기는 겨울철 유행 정점이 지난 후 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전·충남이 자체 행정명령을 통해 ‘실내 노마스크’를 도입할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재난안전법에는 중대본부장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지방대책본부를 지휘할 수 있고, 중수본부장은 시·도지사를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앞서 방역패스를 놓고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백신접종·코로나 음성이 확인된 이들만 실내 체육시설과 목욕장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이를 놓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백신을 강제로 맞게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송도 이어졌다. 법원은 서울에서는 대형마트·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시켰고, 대구에서는 60세 미만에 대해 방역패스 적용을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정부가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방역패스는 시행 4개월 만에 사실상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