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타인의 간을 이식하는 간 이식 수술을 시작한 지 30년 만에 시행 건수가 8000건에 달했다고 14일 밝혔다. 한 병원이 간 이식 수술을 8000회 집도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병원 측에 따르면, 8000번째 간 이식 수술은 간암을 앓고 있던 이모(47)씨를 대상으로 9월 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뇌사자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뇌사자 간 이식 1342건, 생체 간 이식 6658건을 시행했다. 수술 성공률은 98%에 달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받은 국내 간이식 최장기 생존자(1992년 당시 42세)와 국내 첫 소아 생체 간 이식 환자(1994년 당시 9개월), 국내 첫 성인 생체 간 이식 환자(1997년 당시 38세) 등도 모두 지금까지 건강하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전 세계에 새로운 간 이식 수술법을 제시하는 한편, 미국·프랑스·몽골·베트남 등 각국 의료기관에 간 이식 수술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은 현재 전 세계 간 이식센터의 표준 수술법으로 채택됐다. 이식된 간에 새로운 정맥을 만들어 간 구석구석에 피가 통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 덕분에 생체 간 이식 수술 성공률이 70%에서 95%로 크게 높아졌다. 2000년엔 기증자 2명의 간을 환자 한 명에 이식하는 ‘2대1 생체 간이식’ 수술법을 고안해, 수술 가능 대상을 크게 확대했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앞으로도 많은 간 질환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