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라고 불리는 중입자 치료를 이르면 내년 봄 국내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간 억대 치료비를 부담하며 일본·독일 등으로 원정 치료를 다니던 암 환자들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세의료원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 내 중입자치료센터를 준공해 이르면 내년 3월 말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중입자 치료기를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연세의료원이 처음이다.
현존 최고 암치료 기술로 평가받는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가속기 안에 넣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암세포에 조사(助射)하는 원리다.
현재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X선·양성자 치료에 비해 암세포만 더 정밀하게, 더 강도 높게 타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치료 횟수는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동시에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은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어 부작용·후유증이 적다. 치료 후 바로 귀가도 가능하다고 한다.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부위이거나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 치료에도 효과가 기대된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암의 치료 등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1만3000㎡ 부지에 지하5층·지상2층 규모로 조성된 중입자 치료센터에는 이미 중입자 치료기 3대(고정형 1대·회전형 2대)가 설치된 상태다.
연세의료원은 시험 가동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 말 고정형부터 순차적으로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상 가동 시 하루 약 5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전 세계 10여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부 국내 암환자들은 해외 원정 치료를 받으며 한 차례 1억~2억 상당의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의료원은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를 거쳐 국내 치료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그동안 연세의료원이 국내 의료계를 선도해온 로봇수술 외에도 신약 치료, 중입자 치료 등의 정밀의료를 통해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