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피부시술 정보 공유 애플리케이션 ‘강남언니’가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강남언니’와 같은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에 성형수술 비용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고치기로 하자, 의료계가 집단 반발하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8일 성명서를 통해 “보건의료 전문가단체의 의견을 배제한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경제규제 혁신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온라인 플랫폼 비급여 가격 고지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규제 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의료기관이 ‘강남언니’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게재할 수 있다는 의료법령 유권해석이 담긴 경제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병원별 정보 공개하는 ‘강남언니’…병원 선택 기준으로 활용

'강남언니'를 통해 성형수술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강남언니

‘강남언니’는 성형수술에 관한 정보를 집대성해놓은 앱이다.

성형과 피부 미용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선 ‘강남언니’가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이용되고 있다. 뷰티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성형수술이나 시술 정보를 묻는 회원들에게 “강남언니에서 평 좋은 곳으로 가라” “강남언니 찾아보면 후기 볼 수 있다” “강남언니에서 가격 비교 해봐라” 등의 조언을 남기는 일이 흔하다.

강남언니에선 ‘눈성형’ ‘코성형’ ‘가슴성형’ 등 원하는 수술 부위를 선택해 들어가면 해당 수술 분야를 다루는 병원들이 소개된다. 병원을 클릭하면 CCTV 설치 유무와 직원들의 친절도가 공개되며 병원에서 책정한 수술 부위별 가격 정보 등도 안내 된다. 병원이 제공하는 수술 방법과 가격은 각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강남언니’에선 병원별 정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 인기가 높다.

예컨대 ‘눈성형’으로 가장 많은 후기가 남겨진 병원은 ▲매몰 수술(비절개 쌍꺼풀 수술) ▲눈매교정 ▲트임수술 ▲눈밑 지방재배치 등 다양한 수술 내용과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수술 후 눈 감아도 티 나지 않는다” “피부를 절개 하지 않고 매듭을 짓는 수술방법” 등 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수술 정보도 안내하고 있다. 다른 병원은 ▲자연유착 쌍꺼풀▲눈매교정 등 수술 항목에 따른 가격을 안내하고 있으며 수술 방법으론 “자연 유착하는 방법”이라는 식의 안내를 하고 있다.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 앱 화면./강남언니

병원 평가를 비교할 수도 있다. 평가는 앱을 통해 병원을 찾은 고객들이 직접 남긴 별점으로 이뤄진다. 여기엔 수술을 받은 고객들이 직접 찍은 전후 사진과 병원에 대한 진솔한 후기 등이 담긴다. 평가엔 ‘강남언니’에 고지된 가격과 실제 지불한 가격이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의협 “질 낮은 박리다매식 의료 범람 우려”

현행법은 의료기관이 비급여 가격을 홈페이지에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새롭게 생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합법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돼 왔다. 정부의 이번 유권해석에는 병의원이 원할 경우 온라인 플랫폼에도 비급여 가격 고지가 가능하다고 확인하면서 의료기관과 소비자 간 소통을 활성화하려는 취지가 담겼다.

소비자들은 비급여 가격 고지 합법화를 환영하고 있지만 의협은 강남언니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대한 정제되지 않은 광고를 제공할 소지가 높다고 보고 있다.

의협은 성명서에 “정부가 범람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개선 없이 규제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의료기관의 독립성과 직무 자율성을 훼손하는 조치에 다가가고 있다”는 비판도 담았다. 또 정부의 방안은 저렴한 진료비만을 유일 가치로 삼아 질 낮은 박리다매식 의료의 범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