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일본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1만675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금까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던 지난 2월 4일 10만4169명이 가장 많았는데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17일에도 10만5584명 확진자가 나와 역대 2위 규모를 기록했다. 15~17일 사흘 연속 10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 사태 2년 반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 역시 한국처럼 전주 대비 확진자가 2배 이상 불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져 애를 먹고 있다. 일본 의료 전문가들은 “일주일 후엔 더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늘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상황은 심각하다. 6월 1만명대까지 떨어지면서 ‘엔데믹(endemic·풍토병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으나 이젠 전보다 더한 ‘팬데믹(pandemic)’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일본 전통 유카타를 입은 여성들이 16일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샤알람에서 열린 일본 본오도리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문제는 그동안 일본과 한국이 시차를 두고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는 ‘동조(同調) 현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일본처럼 한국도 역대 최다 확진자 기록을 다시 바꿀지 모른다는 얘기다. 한국은 지난 3월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매일 20만~30만명 확진자가 쏟아졌고 하루 60만명을 넘은 날도 있었다.

지난 2~3월 코로나 유행은 한·일 양국 모두 오미크론이 주도했다. 이번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원흉. 일본에서 BA.5 검출률은 30~40% 수준이며 한국도 지난주 30%를 넘어섰다. 우세종으로 올라서는 건 시간 문제다. 더구나 전파 속도가 더 빠른 또 다른 변이 BA.2.75도 양국 모두 발견된 상태라 재유행의 끝이 언제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환경. 김정기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미생물학)는 “한·일 모두 ‘재유행’이 시작됐다”면서 “유럽이나 미국보다 대중교통 이용이 활성화되어 있고 외식 문화가 발달해 확산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결정적 방역 지표인 코로나 사망자·중증환자 수가 이번 재유행 국면에서 급격히 나빠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위안 거리다. 일본 하루 코로나 사망자는 20~30명대. 지난 2월 유행 때 200~300명과 비교하면 낮다. 중증환자도 110~120명 사이로 2월 1500명에 비해서는 10% 아래에 머물고 있다. 한국도 지난 3월엔 하루 사망자가 200~400명대였으나 지금은 1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코로나 재유행 움직임에 고전하고 있다. 지난 1주간 전 세계 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95만명으로 전주 대비 8.3% 증가했다. 2주 전보다는 24% 뛰었다. 미국 내 신규 확진자는 17일(현지 시각) 12만9938명으로 2주 전 대비 15% 늘었다.

그럼에도 중증화율은 다소 안정화 추세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를 보면 주요국 인구 100만명당 재원 위중증환자(ICU·Intensive Care Unit 환자) 수는 지난 15일 기준 프랑스 17.18명, 독일 14.6명, 미국 11.63명이다. 올 초 오미크론 유행기엔 미국 77.99명, 프랑스 58.42명 등까지 상승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BA.5 감염자 사망·중증화 가능성이 오미크론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중증화 예방 효과인지, 바이러스 자체 특징인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상대적으로 효과가 좋은) 화이자 백신이 주로 접종에 쓰였다는 점과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를 적극 처방하고 있다는 점 등이 낮은 사망·중증화 이유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사흘간 폭증한 확진자들이 나중에 어떤 증상으로 이어질지 단언하기 어렵고, 치명률에 반영되기까지 2~4주가 걸리므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