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73) 국무총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모더나로 코로나 백신 4차 접종을 받았다. 3차 접종 뒤 지난 3월 코로나에 확진됐는데, 석 달이 지난 후 추가 접종까지 마친 것이다. 현재 4차 접종은 60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방역 당국은 지난주 고령층의 코로나 백신 4차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80세 이상에게 적극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4주간(5월 29일~6월 25일) 위중증 환자의 83%, 사망자의 85%가 60세 이상 연령층에 집중돼 있다. 특히 80세 이상으로 한정해 보면 사망자의 54.6%로 절반이 넘는다. 이 수치는 전달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지난 5월 기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중 70~79세의 비율은 23%, 80세 이상은 59%였다.
코로나 감염이 직접 사인(死因)이 된 경우 이외에,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사망을 뜻하는 ‘초과 사망자’ 수도 고령자일수록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20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74세 초과 사망자 수는 612명이다. 75~80세 초과 사망자 수는 1317명, 85세 이상 초과 사망자 수는 2370명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대폭 늘어났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노인 사망률이 증가한 이유로 ‘정책적 미흡’을 지적했다. “나이 자체가 위험 인자인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의사의 대면 진료가 사라졌고, 응급 의료 지연과 중환자실 부족 등 문제가 겹친 데다 치료제도 소극적으로 처방됐다”는 것이다. 그는 “다음 팬데믹이 또 와도 가장 치명적인 환자군은 노인”이라면서 “이들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료, 입원과 집중 치료가 이뤄질 수 있는 패스트 트랙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0시 기준 60세 이상 연령층 중 약 448만명이 4차 접종을 완료해 인구 대비 접종률은 31.4%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백신 수급은 안정적이다. 당국은 “올해 확보한 백신 1억6044만회분 중 2694만회분이 도입됐고, 작년에 이월된 물량을 포함해 1800만회분이 지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올 하반기에만 약 1억회분의 백신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기존 백신이 최근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에 대해선 효과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제약사 가운데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하반기를 목표로 개발 중인 개량 백신을 빠르게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발 중인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의 원형인 BA.1을 겨냥한 것이긴 하지만 기존 백신보다는 BA.5에 대한 효과가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얼마나 빠르게 국내로 들여오느냐도 관건이다. 정기석 교수는 “개량 백신을 확보하지 않으면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 때처럼 올겨울 확진자가 60만명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