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숭이두창을 코로나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원숭이두창을 예방할 수 있는 3세대 백신을 들여오기로 했다. 아직 국내엔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가 1000건이 넘으면서 확산세가 거센 만큼 언제든 전파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을 코로나, 홍역 등과 같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를 8일 발령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2급 감염병이 되면 의료진은 원숭이두창 환자를 발견하면 24시간 이내에 방역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감염자는 격리해야 한다.
이날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원숭이두창에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을 빠르게 들여오기 위해 제조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3세대 백신은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진네오스 백신으로 2013년 유럽, 2019년 미국에서 각각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두창 백신 3500만명분은 2세대 제품이다. 3세대 백신 진네오스는 피부에 주사를 놓는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인 반면, 2세대 백신은 ‘분지침’이라는 특수한 바늘로 피부를 긁은 뒤 주사하는, 더 까다로운 방식이라 급하게 접종해야 할 때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접종 과정에서 다른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도 높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 세계 28국에서 1033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1주일 전 553건의 1.9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코로나만큼의 대유행으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백신과 치료제 마련 등 선제 대응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해외 여행객들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원숭이두창에 대한 면역을 보유하고 있는 인구가 과거보다 적어 치명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두창 백신 접종은 1978년까지 시행됐다”며 “44세 이하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면역이 없어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감염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원숭이두창이 사람에게서 반려 동물에게 전이되는 ‘스필오버’가 일어날 경우, 바이러스가 동물 집단에서 확산해 유럽에서 풍토병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