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광장 선별검사소에서 관계자들이 시설물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두 달간 가파르게 줄던 코로나 확진자가 이틀 연속 증가했다. 최근 야외 마스크 해제를 비롯한 방역 완화와 어린이날 연휴 등이 유행 감소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당분간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1~2개월 내 코로나가 재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집계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만601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일(2만76명)보다 525명 늘었다. 일요일 기준으로 3월 13일 이후 8주 만에 첫 증가다. 지난 7일에도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전보다 2304명 늘면서 “코로나 유행 감소가 정체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확진자 반등은 지난 2일부터 시행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 폐지(4월 18일), 실내 취식 허용(25일)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이 종식으로 가기보다는 상당 기간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이라며 “소규모 유행을 가을철까지 계속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가 ‘긴 꼬리’를 남기듯 현 수준에서 확진자 규모가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재반등’ 가능성도 경고했다. 김우주 대한백신학회 회장은 “최근 방역 완화 등에 따라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떨어졌다”며 “백신 접종의 방어 효과가 낮아지는 5월 말에서 6월 초쯤 다시 유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연휴 기간 접촉 증가 등이 사라지고 나면 전반적인 코로나 감소세는 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건국대 정은옥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일 현 수준의 감염재생산지수(0.69)가 지속된다는 전제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주 뒤 1만2100명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가을과 겨울 코로나 재유행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앞서 정부는 “4주간 이행기를 거쳐 5월 23일부터 코로나 확진자 격리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차기 정부가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놓고도 양측이 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