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의 대변에서 최장 7개월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흡기 증상이 완치된 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장 등 다른 장기에 더 오랫동안 남아 코로나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28일 의학 저널 메드에 게재된 ‘장기간 위·장 감염을 시사하는 대변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 논문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지난 2020년 코로나에 감염됐던 경증에서 중등도 환자 113명의 대변을 정기적으로 수집했다. 시기별로 각각 호흡기와 대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RNA(리보핵산)가 검출되는지 조사했다. RNA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DNA와 함께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데 관여하는 물질로 바이러스의 파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참가자 83% 이상 대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확진 후 일주일이 지났을 때는 참가자 약 절반(49%) 대변에서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고, 4개월 경과 후에는 참가자의 12.7% 대변에서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3.8%는 진단 후 7개월까지도 검출됐다. 확진 후 4주 후부터 모든 참가자 호흡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지 않은 것과 달리, 대변에서는 더 오랫동안 바이러스의 파편이 발견된 것이다. 또한 대변에서 바이러스 RNA를 배출하고 있는 참가자들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장 등 소화기관을 감염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롱 코비드’로 불리는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미 바트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는 “오랜 기간 코로나 증상이 지속되는 사람의 경우, 호흡기가 아닌 위·장 등의 틈새에 바이러스가 숨어 감염이 지속됐을 수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보다 장이나 다른 장기에 더 오랜 기간 남아 면역 체계에 영향을 줘 장기적인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이 소화기에서 더 오래 지속되는 이유가 장 내 미생물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