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자 중 60대 이상 고령자 비율이 늘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4월3~9일) 코로나 사망자 2186명 중 95.6%(2067명)가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60세 이상은 백신 접종률이 높고 오미크론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사망자 규모는 되레 늘고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 규모는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9일 사망자는 328명으로, 지난 5일부터 5일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올해에만 코로나 사망자가 1만1672명 발생했는데 이 중 60대 이상이 1만994명(94.2%)에 달했다. 지난해까지는 60대 이상이 전체 사망자 중 92.8%였지만 그 비율이 최근엔 3%포인트 이상 늘었다. 통계적으론 소폭 증가지만 사망자 전체 규모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의료 체계나 장례 시설 등에 걸리는 과부하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율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발생한 국내 확진자 16만4454명 중 3만7535명은 60대 이상. 비율로는 22.8%로, 오미크론 유행 이후 최고치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은 3월 첫째 주까지만 해도 15% 수준이었으나, 3월 셋째 주 17.8%, 3월 다섯째 주 19.2% 등 계속 증가하다 이날 22% 선을 넘어섰다. 더욱이 60대 이상 인구 중 이미 확진된 비율은 19.3%로, 40~50대 25.5%, 30~40대 34.4%, 10대 이하 49.7%에 비해 낮다. 5명 중 4명은 아직 코로나 감염 경험이 없어, 백신 접종 후 자연면역까지 획득한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앞으로 60대 이상 사망자가 더 심각해질 수 있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거리 두기 완화로 인해 활발해진 사회 생활,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 감염, 3차 접종 효과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60세 이상 확진자를 늘리고 있다고 봤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이 전부 다른 연령대와 떨어져 고립 생활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들만을 보호하는 방역전략은 미흡하다”면서 “일단 현재 방역 규제를 유지하면서 전체 확진자 규모를 줄이고, (60세 이상) 고위험군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제를 빠르게 투여하는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