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최근 두통⋅인후통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1년 전 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됐기 때문. 하지만 증상이 심해져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봤더니 양성이었다. 이후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 직장인 곽모(38)씨는 지난 8일 코로나에 확진돼 7일간 재택 치료를 했다. 하지만 격리 해제 후 9일 만에 다시 미열과 함께 몸살기가 나타났다. 병원에서는 “확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양성이 나올 텐데 죽은 바이러스 때문인지 재감염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코로나 재감염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델타 변이가 유행했던 작년 7~12월 159건에서 오미크론 유행으로 넘어간 지난 석 달간 18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확진 후 45일 지난 양성 반응만 재감염
방역 당국은 코로나 최초 확진일로부터 45일이 지나기 전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재감염이 아닌 ‘바이러스 단순 재검출’로 분류하고 있다. 남아있던 죽은 바이러스 조각 때문에 양성이 나온 것이지 새롭게 감염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신속항원검사(RAT)와 PCR(유전자 증폭) 검사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온라인 등에는 “격리 해제 후 신속항원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는데, 확진자 접촉 후 다시 검사했더니 ‘양성’이 나왔다” “가족들과 격리 안 해도 되나” 등 재감염을 우려하는 글이 많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45일 기준이 정해진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45일이 지나지 않았는데 증상도 있고 양성이 나올 경우엔 증상에 맞는 진료와 처방을 받으면서 마스크 착용·개인 위생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잘 지키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기본적으로 단기간 내 재감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던 사람이 같은 오미크론에 재감염될 가능성은 낮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 확진자 중 재감염 비율이 10%에 달했던 영국은 기존에 델타 변이 감염자가 많았던 터라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유행하자 재감염되는 사례가 빈발했다”며 “반면 국내는 확진자의 대부분이 오미크론 유행 이후에 나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감염이 많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감염 가능성 있으니 조심해야”
하지만 오미크론 감염자가 또 다른 하위 변이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감염되는 해외 사례도 나오고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백신 3차 접종 후 돌파 감염 추정 사례도 지난 20일 0시까지 392만9484명으로 400만명에 육박한다. 국내 3차 접종 완료자 중 12.4%에 달한다.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5일까진 재감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만약 확진 이후 1~2개월 가까이 증상이 없다가 다시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났다면, 재감염이나 몸속 바이러스가 면역 저하 등 이유로 다시 활성화하는 ‘재발’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덴마크에선 확진 후 20일에서 60일 사이에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이 스텔스 오미크론에 재감염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