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도 앞으로는 모든 병·의원에서 1차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체계가 개편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가 아닌 질환까지 원활하게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외래진료센터의 신청 대상을 모든 병·의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신청 절차도 간소화하겠다”고 했다. 코로나에 걸린 확진자도 일반 감기 환자처럼 동네 병·의원에 가서 1차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외래진료센터는 코로나에 확진된 재택치료자가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28일 현재 전국에 총 263곳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특수한 의료체계 내에서 코로나를 진료하는 지금 체계에서, 일상 의료체계에서 코로나 진료가 이뤄지는 체계로 이행하는 과정”이라며 “그 과정의 일환으로 아예 대면 진료가 가능한 외래진료센터 수를 늘려 동네 병·의원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라고 했다. “초기에 외래진료센터를 신청한 동네 병·의원의 개수에 따라 바로 가능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분리되겠지만, 점차 확대해나가며 대면 진료가 일상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병원급의 경우엔 30일부터, 의원급은 다음 달 4일부터 신청 가능하다.

“확진된 의료진 쉴 수 있게 인력 확충을” - 28일 청와대 앞에서‘국립대병원노조 공동투쟁 연대체’관계자들이 코로나 확진 의료진에 대해 충분한 치료 기간을 보장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지금처럼 인력 확충·보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는 국립대병원 의료 체계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호 기자

현재 확진자 병상은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통제하고 있어 코로나 환자는 일반 병원을 출입할 수 없다. 7일간 격리에서 해제된 확진자도 마찬가지다.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하면 양성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전화 진료만 가능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분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도 확진자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은 없다는 것이다. 보건소에서 병상을 배정받아야 하는데 보건소 연결 자체가 쉽지 않고, 병원에 가더라도 응급실 내 음압격리 병상이 비어있지 않으면 구급차를 세워둔 채 그 안에서 대기해야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7일간 격리 후 재택치료에서 해제됐다가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응급실을 찾는 고위험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의료체계 정상화에 시동을 건 정부 조치에 대해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지금 의료 현장에선 코로나 확진자를 대면 진료하는 외래진료센터들이 포화 상태”라며 “다만 갑자기 모든 병·의원을 다 풀어서 폭넓게 적용해버리면 병원 내 감염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먹는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의 빠른 처방과 복용이 중증 진행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에도 제때 공급이 안 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대면 진료를 원활히 진행하려면 치료제를 제대로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이날 “11주 만에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지만, 27일 오후 5시 기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0.0%(2825개 중 1978개 사용)를 찍었다. 중증 병상 가동률이 70%대에 올라선 건 지난해 12월 델타 변이 유행 이후 처음이다. 보통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0%에 다다르면 포화 상태이고 70%를 웃돌면 위험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준중증 병상 가동률도 70.3%로 나타났다. 실제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1273명으로 1주 전 21일 1130명보다 증가했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대책위원장은 “일반 병원 내 동선 분리가 어렵다면 컨테이너 박스로 임시 병실이라도 만들어서 밤낮없이 위급 환자들을 충당해야 한다”며 “확진자라고 치료를 제때 못 받아 기저질환이 악화해 사망하는 일이 더는 없게 해야 한다”고 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전담 병상과 일반 병상을 가르는 경계를 없애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코로나 미확진자가 소수가 된 상황에서 지금은 응급 환자, 특히 죽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의료 역량을 총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방역 당국은 향후 2주 내로 신규 확진자가 30만명 미만으로, 중환자는 다음 달 중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