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일 ‘코로나의 엔데믹(풍토병) 전환’을 언급하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엔데믹을 언급할 단계도 아니며 국민들이 곧 코로나 피해로부터 벗어날 것처럼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가 풍토병처럼 돼도 위험성이 사라지기는커녕 사시사철 의료 체계에 부담을 주는 전염병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4일 오미크론 대응 전문가 간담회에서 “빠른 시일 내 ‘엔데믹’이 올 것”이라며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논의가 다른 나라에서 이미 본격화된 만큼 우리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의 풍토병화’가 이뤄진다면 지난해 12월 중단했던 ‘위드 코로나’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22일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현재는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계속 확인하면서 풍토병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초입 단계”라며 “출구를 찾는 초입에 들어선 셈”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풍토병으로 변하는 중이니 안심해도 된다’는 식의 메시지는 위기를 키울 뿐이라고 지적한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고 나면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코로나가 언제 엔데믹으로 전환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코로나가 일상적으로 보건 시스템에 피해를 주는 영구적 감염병으로 남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의 풍토병화를 ‘위험하지 않은 상태’나 ‘감기 같은 질환이 되는 것’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선 코로나가 풍토병으로 전환될 경우에도 하루 50~2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엄 교수는 “결핵이 대표적인 풍토병 중 하나인데, 매년 결핵에 걸려 죽는 사람이 1000명이 넘는다”며 “결핵 환자를 치료·관리하는 데 수백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고 했다.

한편, 김 총리는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3월 중순에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그 숫자는 25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정점이 예상보다 좀 더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지난달 22일 “일 확진자 10만~20만명은 아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고 3만명 정도에서 피크(정점)를 칠 것”이라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