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접종 후 4개월(120일)이 지난 면역 저하자와 요양 병원·시설 입소자 등 고위험군 180만명에 대한 코로나 예방 백신 4차 접종이 14일 시작됐다. 수술·입원 또는 해외 출국 등을 이유로 3개월이 지난 시점이라도 맞길 원한다면 이를 허락하기로 했다. 4개월이 지나면 백신 효과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한 결정이다. 방역 당국은 이들 이외 일반인에 대한 4차 접종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11시 현재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5만8000여 명에 달해 자정까지 최종 6만명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추가 접종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3차 접종을 마친 면역 저하자 130만명과 요양 병원·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등 50만명이 대상이다. 4차 접종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으로 진행한다. 면역 저하자는 종양이나 혈액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장기이식 수술을 받고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라 면역 형성이 충분하지 않은 대상을 가리킨다. 한편 정은경 청장은 이날 다중 이용 시설 출입 명부 목적으로 사용하는 전자 출입 명부(스마트폰 QR코드)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역 저하자는 14일부터 당일 접종이 가능하고, 예약하면 28일부터 접종일을 고를 수 있다. 요양 병원·시설의 18세 이상 대상자는 전처럼 요양 병원은 자체 접종, 요양 시설은 보건소나 시설 계약 의사 방문 접종으로 이뤄진다. 집단감염이 발생했거나 발생 우려가 있는 병원·시설은 3차 접종 완료 3개월 이후라도 접종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이 3차 접종 완료 후 12주 동안 예방 효과를 분석해 보니, 60세 이상 요양 병원 입원자의 중화항체가(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는 3차 접종 12주 후부터 감소(델타 2배 감소, 오미크론 3배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요양 병원과 요양 시설 집단감염이 점차 많아지는 점도 고려했다. 1월 첫째 주 11건 281명에 그쳤던 시설 집단감염은 한 달 뒤인 2월 첫째 주 48건 1543명으로 증가했다.
의료진을 비롯한 일반인이나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4차 접종 계획은 물론, 5~18세 소아·청소년 예방접종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은경 청장은 “미·영·독 등 4차 접종 시행 국가들도 대상자는 대부분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이라며 “유행 상황을 계속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4차 접종을 받아야 ‘방역 패스(접종 증명·음성 확인제)’로 인정해주는 방안 역시 아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