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커지면서 연일 확진자 수가 역대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26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는 1만4518명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6601명)보다 2배 넘게 늘었다. 27일 11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 수도 1만4000명을 넘었고, 이날 자정까지 1만5000명 안팎이 예상된다. 3일 연속 1만명대다. 26일 코로나 양성률(확진율)은 5.2%. 올 들어 가장 높았다.
확산세가 커지자 정부는 “2월 3일부터 동네 병·의원들이 코로나 환자 검사와 진찰, 치료에 투입된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2월 3일에 코로나 진료에 투입될 수 있는 동네 병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 환자 진단 경험이 있는 전국 431개 호흡기 전담 클리닉 외에 일반 동네 병·의원은 사실상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다는 것이다.
◇“1000개 동네 병의원 참여할 것”
지금까지는 코로나가 의심되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고 하루 정도 대기한 뒤 양성일 경우 보건소 등 방역 당국이 지정해 주는 병원·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거나 재택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2월 3일부터는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자는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개편된다. 하지만 의협 관계자는 “아직까지 동네 병원이 얼마나 참여할지, 동네 병원 의료진이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어떻게 구입할지, 무슨 방호복을 어떻게 입을지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코로나 의심 환자가 동네 병원을 찾았을 때 어떻게 진단과 치료가 진행되는지 방역 당국보다 한발 앞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 진료에 참여하는 병원은 코로나 의심 환자와 일반 환자 간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 칸막이를 설치해야 한다. 오전·오후 등으로 코로나 환자와 일반 환자 진료 가능 시간대를 구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의협은 “최소 1000개 의료 기관이 참여해 전 국민이 병·의원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의협 관계자는 “설 연휴가 지나면 확진자가 폭증할 텐데 실제 동네 병원 코로나 진료는 1~2주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동네 병원 중 상당수는 일반 환자들이 떠날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고 했다.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진료 시간을 분리하거나 예약제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방법일 수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을 타거나 차량을 가지고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등 문제는 완벽히 통제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방역 당국은 27일에야 “새로운 검사·치료 체계에 참여할 동네 병·의원 신청을 의협을 통해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2월 2일까지 1차, 2월 7일까지 2차 신청을 받는다. 의협에서 이미 두 달 전부터 “전국 10만여 동네 의원들이 코로나 진료에 최대한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비춰 정부 움직임은 느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신속 대응”을 거듭 주문했지만 정부는 이날도 “차근차근 대응하겠다” “점진적으로 이행한다”는 자료를 냈다. 또 정부는 거리두기 강화 여부에 대해 “가급적 거리두기 조치를 더 강화하지 않는 쪽으로 운영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폭증하는 재택치료 환자
더 큰 문제는 재택 치료 환자 수의 폭증이다. 27일 0시 기준 4만2869명으로 현재 재택 치료 담당 의료기관이 관리 가능한 최대 인원 5만8000명의 73.9%에 도달했다. 2주 전(1만6068명)의 2.7배 수준이다. 최근 일주일(21~27일) 사이 재택 치료 환자는 2만1610명에서 4만2869명으로 2배로 늘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이달 말까지 현재 369개소인 재택 치료 관리 의료 기관을 400개 이상으로 늘리고, 2월 말까지 외래치료센터를 현재 51개소에서 90개소까지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게 전부다. 이럴 경우 다음 달 최대 10만명까지 예상되는 일일 확진자 수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가 폭증하면 모니터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증으로 이어지거나 방치되는 환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인데도 방역 당국은 27일에야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재택 치료 관리에 참여할 의료 기관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지금 재택 치료 시스템은 의원급 하루 환자 30~50명, 병원급 100명을 기준으로 짜인 상태다. 환자가 하루 수만명씩 발생하면 재택 치료 관리 병원마다 수천명 환자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재택 치료 관리에 참여 중인 경기도 A 대학병원은 1주일 전(128명)에 비해 재택 치료 환자 수가 606명으로 4.7배나 늘었다. 병원 관계자는 “중앙사고수습본부 병상 배정 없이 개별 의료 기관에서 직접 환자를 분류하고 병상을 배정해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