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인 델타보다 재(再)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3배에 달한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감염이란 이미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이 다시 걸리는 것을 뜻한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변이 발생을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했다.

3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설치된 방역 수칙을 안내하는 모니터에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우려를 표하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2일(현지 시각) “2020년 3월부터 올해 11월 27일까지 수집된 남아공 코로나 환자의 역학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3배의 재감염 위험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감염자 총 279만6982명 중 재감염으로 의심되는 3만5670명에서 각각의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을 이 지역 보건 기관들이 함께 분석한 결과다. NICD는 “오미크론이 이전 코로나 감염으로 형성된 인간의 자연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역학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과학자연맹의 감염학자 에릭 딩 박사, 오스트리아 분자생물공학연구소의 울리히 엘딩 박사 등은 지난달 26일 “오미크론의 감염·전파 능력이 기존 델타 변이의 6배”라고 주장했다.

남아공은 실제로 급격한 코로나 환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NICD는 2일 “지난 24시간 동안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1만1535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인 1일 8561명의 약 1.3배, 3일 전인 11월 29일 2273명의 약 5배 수치다. 1일 기준 남아공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24.6%로 낮은 편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도 2일 “오미크론 변이가 몇 달 내 유럽 30국에서 코로나 감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ECDC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ECDC에 따르면, 2일 기준 유럽에서 오미크론 환자가 발견된 나라는 18국이다. EU(유럽연합) 27국과 EU에 속하지 않는 영국·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 4국을 합친 31국 중 58%다.

전 세계적으로도 오미크론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미국에선 첫 감염자가 나온 캘리포니아에 이어 뉴욕과 미네소타, 콜로라도, 하와이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남아공에서 지난달 19일 입국한 대학생이 3일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