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형병원들의 비급여 진료 비율이 공공병원의 최대 5.9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급여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온전히 환자의 부담으로 돌아가는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정부의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보건복지부에 보고된 2019년 회계자료를 토대로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비급여 비율을 비교했다. 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대형병원 ‘빅5′를 포함한 수도권 내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3곳이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 비율이 가장 높은 병원은 경희대병원(24.8%), 가장 낮은 곳은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4.2%)이었다. 두 병원의 격차는 5.9배였다. 대형병원 ‘빅5′ 중에서는 세브란스병원(18.5%)의 비급여 비율이 가장 높았고, 빅5 중 유일한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8.3%)이 가장 낮았다. 경실련은 “비급여 비율이 공공병원 평균보다 높은 수도권 대형병원 28곳의 의료비 거품(비급여 진료 추가 수익)은 약 9494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환자들은 과잉 비급여 진료에 노출돼 불필요한 의료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일부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는 병원마다 수십만원씩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인 뇌혈관 검사와 초음파 검사인 유도초음파Ⅱ의 진료비가 병원에 따라 각각 70만원, 49만4000원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경실련 발표를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환자가 더 좋은 기기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줘야 한다”며 “경실련의 주장처럼 정부가 나서서 비급여 진료를 통제할 경우 의료 서비스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