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대유행이 번지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는 백신이 계속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7일 파악됐다.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한 사람이라도 백신을 더 맞혀야 하는 상황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579명이다. 4차 유행 일일 환자 규모는 지난 7월 7일부터 63일, 9주째 네 자릿수다.
본지가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실을 통해 받은 질병관리청 ‘폐기 백신 현황’에 따르면, 8월 31일 0시 기준 2110바이알(병), 약 1만7000회분이 폐기됐다. 약 8640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이 폐기된 것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8월 12일 0시 기준 1613바이알이 폐기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로부터 3주일도 안돼 497바이알이 추가로 폐기된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폐기 원인을 묻는 질문에 “온도 이탈, 백신 용기 파손, 사용 가능 시간 경과, 접종 과정 오류 등”이라고 답했다.
폐기 처분되는 백신은 대부분 AZ 백신으로, 총 1073바이알이 버려졌다. AZ백신이 대부분이지만, 화이자·얀센·모더나도 일부 있다. 화이자는 955바이알, 얀센은 49바이알, 모더나는 33바이알이 폐기됐다.
잔여 백신 폐기가 증가한 데는 의료 현장을 꼼꼼히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 탁상 행정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AZ는 올해 2000만회분(코백스 물량 제외)이 들어올 예정인데 드물게 나타나는 혈전증(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우려로 50세 이상만 접종하도록 원칙이 변경됐다. 원래는 30세 이상에게 맞힐 수 있었는데 대상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그러면서 백신 공급난 속에 AZ가 남아도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했고 결국 의료 현장에서 AZ 백신이 폐기되는 셈이다.
허은아 의원은 “정부의 코로나 대응은 총체적인 실패로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을 접종하고, 이제는 관리 미흡으로 폐기하는 백신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의 무능에 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받아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