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와 함께 살기)’가 가능할까. 정부가 이르면 9월 말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는 걸 검토한다고 밝히자 의견이 분분하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보편화하지 않은 상황이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누적 1차 접종자수가 인구 대비 50%를 넘어선 21일 서울시 양천구 건강힐링문화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누적 1차 접종자는 2천568만8천694명으로, 이는 전 국민의 50%에 해당하는 수치다./연합뉴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를 인플루엔자(독감)처럼 받아들이고 방역 강도를 낮춰 일상을 되찾자는 내용이다. 코로나 완전 종식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확진자 발생 규모를 줄이는 데 급급하지 말고 위중증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춰 중증화율이나 사망률을 낮추자는 얘기다. 싱가포르나 영국 등은 이미 ‘위드 코로나’로 태세 전환을 했다. 영국은 지난달 19일부터 모든 모임과 영업 시설 운영 제한을 해제했고, 마스크 착용도 의무가 아니다. 하루 확진자가 3만명 안팎으로 나오는데도 이를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검토 시점을 “추석 전 1차 접종 70% 목표를 달성하고 2주 지난 뒤인 9월 말이나 10월 초쯤”이라고 언급했다. 싱가포르가 지난 6월 말 1차 접종률 70%를 넘은 뒤부터, 영국 역시 1차 접종률이 70%에 근접한 뒤 각종 코로나 관련 규제를 해제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 기저에는 예방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국내 독감 치명률은 대략 0.05~0.1%. 22일 기준 국내 코로나 누적 치명률은 0.94%이지만 최근 1주간은 0.47%였다. 백신 접종자가 많아지면서 치명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가 독감과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는 반박도 있다. 코로나는 독감과 달리 완치 후에도 각종 후유증을 남기는 데다, 독감은 환자 1명이 1.4명에게 옮기는 것과 달리 델타 변이는 5명에게 옮길 정도로 전파력이 세다. ‘위드 코로나’로 접어든 영국이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치명률이 0.15%에서 0.35%로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도 불안 요소다.

코로나 사태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정부가 던진 또 다른 ‘희망 고문’이란 지적도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 “일상 회복이 멀지 않았다” “코로나와 전쟁에서 효과적인 방어 수단은 백신” 등 줄곧 코로나를 퇴치할 수 있을 것처럼 장담하다 델타 변이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코로나와 공생하며 살자”는 식으로 시선을 돌린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는 언젠가 가야 하는 길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 사항”이라며 “코로나가 독감처럼 일상적인 질환이 되려면 원하면 언제든 백신을 맞을 수 있고 걸리더라도 병원을 찾아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