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뒤 모유 색이 연녹색으로 변했다는 경험담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경험담을 쓴 네티즌은 백신 접종 3일 전 유축한 연 노란빛 모유와 백신 접종 후 하루 뒤 연녹색으로 변한 모유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네티즌은 “수개월간 모유 수유를 하다가 백신을 접종한 후 단유를 하고 있었는데, 가슴이 아파 유축을 했더니 연녹색 모유가 나왔다”며 “정부는 수유하는 사람도 접종해도 된다고 권고했는데 모유 색을 보니 찝찝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네티즌 분의 주장대로 백신을 맞고서 모유 색이 변한 게 정말 사실이라면, 혹시 백신의 부작용인 걸까요?

◇외국에선 “코로나에 걸리니 모유 색 변했다”

지난 1월 외국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영국 언론 ‘미러’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유 중이던 23세 멕시코 여성이 아이와 함께 코로나에 감염됐습니다. 그런데 코로나에 걸린 뒤 모유 색이 연녹색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코로나에서 완치되자 모유 색이 다시 원래 색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여성이 이런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리자 “나도 같은 경험을 했다”는 다른 여성의 경험담이 댓글로 줄줄이 이어졌다고 하네요.

이 여성의 주치의는 언론에 “코로나에 걸린 뒤 몸에서 항체가 생겨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모유 색이 변색한 것 같다”는 추정을 내놨습니다. 이 주치의는 “수유하는 여성이 아프거나 감기에 걸린 경우, 또는 다른 바이러스 질환에 걸렸을 때 모유 색이 변하는 건 일반적인(common) 일”이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 상에 큰 문제가 없다면 모유 색이 변해도 수유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 “백신과 연관성 알 수 없어...지속하면 병원 진단받아야”

그렇다면 백신을 맞아서 모유가 변색할 수도 있는 걸까요? 국내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감염병과 전문의는 “현재까지 보고된 코로나 백신 부작용 중 모유가 변색한 사례는 알려진 바가 없다”며 “백신 접종 후 모유 색이 변했다고 백신 때문이라고 추정해볼 수도 있지만, 인과관계를 확정할 연구결과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모유수유의학회 홍보이사인 정의석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현재로선 백신 때문이라고 말할 근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수유하는 여성의 모유 색이 변하는 요인은 아주 많기 때문에 정말 백신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연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정 교수는 “보통 감염병에 걸린 경우 모유 색이 변하는 경우가 많다”며 “파란색이 되는 경우도 있고 유방암 등의 문제가 있다면 붉은색을 띠는 경우도 있어 이런 경우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다만 대개는 모유 색이 변하는 증상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만약 백신 접종 후 모유 색이 변했다면 일단 수일 정도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모유 색이 변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도 “현재로선 과도한 불안을 느낄 필요는 없고, 증상이 계속될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진한 지침과 안내…. 국민은 궁금하다

질병관리청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 모두 수유 중인 여성도 코로나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해외 연구에서도 백신 접종이 모유 수유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백신을 접종한 산모의 모유에서 코로나 항체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정의석 교수는 “다만 영아가 그 모유를 먹는다고 해서 코로나에 면역력이 생기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접종하는 인구가 빠르게 느는 만큼 국민이 백신과 관련해 불안하고 궁금한 여러 부분을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해소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정부가 개개인의 궁금증과 불안을 전부 다 해결해줄 순 없지만, 국민이 안심하고 백신을 맞기 위해선 더 세세한 정책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