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대 전염병학 머레이 교수가 12일 현지 방송에 출연, 코로나 델타 변이에 따른 상황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bc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백신으로는 ‘접종률 100%’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델타 변이 확산을 막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보스턴 대학 전염병학 교수인 엘리 머레이가 지난 12일 ABC 방송에 출연, 이 같은 결론을 이끌어낸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

머레이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 초기에 전문가들은 ‘접종률 75%’에 도달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효능이 95%이고, 코로나 감염자 1명이 평균 3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백신 접종률이 75%가 되면 감염자 1명이 채 1명에게도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못하게 되면서 코로나가 소멸 수순으로 간다는 계산이었다.

재감염 지수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재감염 지수 = 평균 전파자 수 × {1 - (백신접종률 × 백신 효능)}.

여기서 ‘평균 전파자 수’는 ‘백신 등 외부 개입이 없는 경우 감염자 1명이 평균적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대상 인원’이다. 바이러스가 소멸되려면 재감염 지수가 ‘1′보다 작아야 한다.

하지만 전염성이 훨씬 더 강하고, 백신 효능도 85%로 떨어지는 델타 변이는 말 그대로 방정식을 완전히 바꿔놨다. 전염력이 기존의 2.5배로 높아지면서, ‘접종률 75%’로도 여전히 감염자 1명이 3명씩 추가 감염자를 발생시키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 수준의 백신으로는 국민 100%가 백신을 맞아도 감염자 1명이 1.2명씩의 추가 감염자를 발생시키면서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살아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머레이 교수는 “마스크 착용 등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 외에 추가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머레이 교수는 여전히 백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백신은 중증 혹은 사망 등 최악의 결과를 막아준다”며 “수학적으로 보더라도 결국엔 백신 접종 외에는 답이 없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4차 유행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며 “백신 접종도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며 목표 접종률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정부가 약속한 시점에 접종율 70%가 달성될 가능성도 의문이지만,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초기 접종자들의 면역 효과가 사라지고 있어 실제 면역보유자는 70%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며 “정부가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