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맞아 붐비는 공항 - 휴가철을 맞아 22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이 여행을 떠나는 인파로 붐비고 있다. 최근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로 비수도권 지역에서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1일 국내 발생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 비율은 35.6%에 달했다. /연합뉴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21일 1842명 발생해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엔 지난 20일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장병 270명이 포함됐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확진자가 1600명에 육박했고, 22일에도 밤 11시까지 1590명이 발생하는 등 확산세는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비수도권 확진자가 더 급증하고 있어 4차 대유행의 전국 확산이 이미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오전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적용될 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적용 중인 4단계가 2주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도권 누르니 비수도권 급증

21일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546명으로 전날(551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0명 이상을 기록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1차 대유행 이후 최악의 수치다. 국내 발생 확진자 1533명 중 비수도권의 비율은 35.6%. 확진자 3명 중 1명 이상이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부산에선 21일 107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22일에도 밤 9시까지 115명이 발생했다. 부산에서 하루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1일 부산 지역 확진자는 25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계속해서 90명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1일 경남 90명, 대전 81명, 강원 47명, 충남 39명, 대구 38명 등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졌다. 제주에선 확진자가 24명 나오며 제주공항 면세점이 22일부터 이틀 동안 전면 폐쇄됐다.

늘어나는 확진자 수와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

비수도권 확진자의 급증은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4차 대유행 초기인 지난 12일부터 수도권의 거리 두기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했다. 오후 6시까지는 4명, 이후에는 2명으로 사적 모임이 제한되는 등 강력한 조치가 시작됐지만 나머지 대부분 지자체는 생활 방역 수칙 외 별다른 조치가 없는 1단계가 적용됐다. 그러자 상대적으로 방역 조치가 느슨한 비수도권 확진자가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다. 12일 비수도권 확진자는 303명이었지만 13일과 14일에는 각각 389명, 457명으로 뛰어올랐다. 10개 비수도권 지자체가 15일 2단계 격상을 발표했고 19일부터는 비수도권 전체가 4인까지 사적 모임을 제한하며 고삐를 죄었지만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풍선 효과’는 구체적 수치로도 확인된다. 당국이 제주에서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161명의 감염 경로를 분석한 결과 34명(21%)은 여행 목적 등으로 다른 지역으로부터 제주를 방문해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 같은 기간 발생한 확진자 405명 중 타 지역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람이 101명(25%)에 달했다. 천안에서는 수도권 환자와 접촉한 유흥업소 종업원이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종업원을 시작으로 21일까지 58명의 집단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비수도권 3단계 일괄 격상 검토”

정부는 수도권에는 거리 두기 4단계를 연장하되 비수도권 전체에 일괄적으로 거리 두기 3단계를 적용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에선 사적 모임 인원이 최대 4인까지로 제한되며, 직계 가족 등 각종 예외는 인정되지 않는다. 모든 행사와 집회는 50명까지만 허용되고, 대면 종교 활동은 정원의 20%까지만 가능하다. 비수도권 확산세를 꺾기 위해선 단계 격상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방역 당국은 “23일까지 지자체와 관계 부처 간 방역 조치를 논의해 결정되는 대로 신속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지역 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1427명으로 3단계 기준(전국 1000명·인구 10만명당 2명 이상)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지역별로 확산세 편차가 심해 모든 지자체가 3단계 적용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1단계를 적용하고 있는 전북과 경북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일일 확진자는 0.6~0.7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방역 당국은 “캐나다에서 42만여 명을 대상으로 모더나 백신의 효능을 실험한 결과, 1차 접종만으로 알파 변이와 델타 변이에 대해 각각 83%, 72%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확산세를 꺾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백신 접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20~40대의 백신 접종은 국내 물량 부족으로 9월에나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천은미 이화여대 교수는 “9월까지는 방역 조치만으로 확산세를 잡아야 하는데 비수도권 3단계 적용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사람이 몰리는 여행지에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더욱 강력한 방역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