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할 제품은 A사의 B제품이고요. 이 제품은 (유명한) 골프 회사와 컬래버(협업)한 ‘한정판’ 제품입니다.”

지난해 말 1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버가 장갑을 낀 채 궐련형 전자담배 박스 포장을 조심스럽게 뜯는 ‘언박싱’ 영상을 올렸다. 마치 신형 IT 제품을 소개하는 듯했다. 나이 제한이 걸려 있지도 않은 이 영상에서 해당 유튜버는 “오렌지색 외관이 깔끔하다”는 제품 소개와 함께 “연타(연속해서 흡연)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했다. “담배보다는 덜 해롭다. (이 제품은) 태우는 게 아니라 찌는 거라 마음먹고 금연하는 분께 추천한다”는 홍보도 곁들였다.

1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버가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 영상은 나이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어 3만명 이상이 조회했다. /유튜브

담배 광고가 유튜브 동영상이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제품 리뷰나 간접 홍보로 진화하면서 청소년들을 ‘예비 흡연자’의 길로 이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튜브 동영상은 어린 학생까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미디어 내 담배 마케팅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 사이 게시된 조회 수 1만회 이상 관련 영상 550개 가운데 97.6%(537개)가 ‘전체 이용가’였고, ‘만 18세 이상’ 시청 가능하게 제한한 영상은 2.4%(13개)에 그쳤다.

젊은 세대가 많이 활용하는 소셜미디어도 담배 홍보 통로가 되고 있다. 본지가 인스타그램에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로 게시물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더니, 각각 47만5000개, 1만1000개에 이르렀다. 인플루언서들이 전자담배를 애용하는 사진을 올리면 그만큼 어린 학생들이 끌릴 수 있다는 게 금연 학자들 우려다.

문제는 현행법상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담배 홍보를 막을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대상 60개 신종 담배 유튜브 영상 가운데 17개(28.3%)는 ‘협찬' 명시도 않았는데 해당 상품의 구매 링크가 보였다. 명확하게 협찬을 명시한 경우는 3개(5.0%)뿐이었다. 어린 학생들이 협찬·광고인지도 모르고 신종 담배 리뷰를 보면서 흡연자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 제품을 유튜브 동영상 등에서 다룰 경우 앞에 경고 문구를 넣는 식의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생 상대로는 담배 영상이 해당 담배 회사의 홍보용인지 아닌지 구분토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미디어를 통한 정보 활용 능력)’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