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는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외에 얀센·모더나 백신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노바백스 백신까지 가세하면 5종류 백신까지 국내 접종이 머지않을 관측이라 국내 ‘백신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지금도 잔여 백신의 경우 얀센과 AZ 백신 사이에서 선택이 가능한데다, 교차 접종이 허용되면서 7월 2차 접종을 해야 할 이들의 경우 화이자로 2차 접종을 할지, 같은 AZ 백신을 맞을지에 대한 고심도 커지고 있다.

17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AZ 백신은 물론 화이자·얀센·모더나 등 국내에서 사용승인이 난 백신들은 모두 우위를 따지기 어렵고 우수한 백신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백신 임상 성적표를 통해 어느 정도 장단점은 공개된 상태다. mRNA 계열 백신인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임상에서 효과가 각각 95%, 94.1%로 높게 나온데다, 1·2차 접종 간격이 3~4주 정도로 AZ 백신(11~12주)보다 짧은 게 장점이다. 다만 2차 접종시 센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경향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집계됐고 ‘접종 후 사망신고 건수’로만 따지면 지난 10일 국내 기준 화이자(145명)가 AZ(77명)보다 2배가량 높다는 통계도 있다.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성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일방적으로 화이자 등 mRNA 계통 백신의 안전성이 AZ 백신보다 월등하다고만 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AZ 백신의 경우,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으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부작용이 발생해 우려가 있었다. 다만 발생 빈도가 극히 낮고, 발생해도 젊은 층 위주로 발생해 30세 이상 접종 원칙을 지키면 안전하다는 게 우리 당국 평가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AZ 백신이 영국형 변이에서도 90% 이상의 감염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얀센은 임상시험에서 예방 효과가 66% 정도로 다른 백신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그러나 단 한 번 접종으로 접종이 완료된다는 게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아직 어떤 연령대나 집단에서 어떤 백신을 맞을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3분기 첫째 달인 7월엔 4가지 백신 1000만명분 정도의 공급 일정이 조정된 상태지만, 주별 세부적인 공급 일정은 아직 확정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세부 공급계획이 나오지 않아 어떤 집단에서 어떤 종류의 백신을 맞을지 아직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다만 “추후 접종 백신의 종류와 대상자 등을 매칭해 안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일 제약업체인 ‘큐어백’의 백신의 국내 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방 효과가 임상 중간시험에서 47%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발표가 16일(현지시각)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업체와의 화상통화를 통해 “위탁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 고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