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에 총 2000만명분이 들어올 예정인 노바백스의 미국·영국·유럽 승인 신청이 3분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노바백스는 미국 등에 이르면 이달 말 백신 사용 허가를 신청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 시기를 미룬 것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이 백신 승인도 3분기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4분기나 돼야 이 백신을 국내 접종 현장에 투입할 수도 있다.
노바백스사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등 각국 규제 당국에 백신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3분기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바백스가 미국에서의 백신 승인 신청 작업을 9월 말까지 완료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바백스사는 애초 올 3분기 내 매달 1억5000만회분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3분기까지 매달 1억회분, 올해가 끝나기 전까진 매달 1억5000만회분 생산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승인 신청 시기를 미루고, 생산 목표량을 줄인 것은 노바백스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노바백스는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면역증강제 ‘매트릭스-엠(Matrix-M)’을 쓰는데, 이를 만드는 원료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노바백스사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2분기 초도 물량 100여만명분을 생산할 수 있는 노바백스 원·부자재만 확보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공장에서 2분기 100만명분 이상을 시작으로 3분기까지 총 1000만명분, 4분기 1000만명분의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기로 돼 있다. 노바백스는 국내에 도입됐거나 도입 예정인 백신 5종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백신이다. 그런데 노바백스마저 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 확보가 현재로선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11일 “노바백스 도입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정부 말대로 국내 노바백스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국내 접종 현장에 투입되는 시점이 문제다. 식약처의 사용 허가가 나와야만 우리 국민이 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식약처는 코로나 백신에 대해 미국·유럽 당국의 승인 상황을 본 뒤에 승인 절차를 밟아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영국 등과 비슷한 시점에 노바백스 사용 허가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3분기나 돼야 승인이 가능하며, 노바백스 물량이 2분기부터 들어와도 사실상 당장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유럽 등의 사용 승인 시기가 늦어지면, 3분기에도 노바백스 접종이 힘들어질 수 있다.
노바백스 승인 시점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3분기 화이자 의존도는 심화할 전망이다. 올 3·4분기에 들어올 예정인 화이자 물량은 총 2950만명분이다. 이 물량이 3분기에 다수 들어와야 일반 국민 다수의 접종이 가능해진다. 총 2000만명분이 들어올 예정인 모더나는 8월에 국내 위탁 생산 업체 선정이 끝난 뒤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얀센 600만명분도 들어오지만, 혈전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접종 기피 현상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총 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이 중 하반기 도입 예정인 국내 백신 물량은 약 9000만명분이다. 그러나 각종 변수 때문에 3분기에 화이자가 제때 많은 양이 공급될지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