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자가검사가 가능한 항원 방식 자가검사키트 제품 2종에 대해 조건부 품목허가를 했다고 밝힌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주)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가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 감염 여부를 직접 검사해볼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국내 첫 사용 허가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추가로 임상 성능 시험 자료 등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등 두 회사가 제조한 항원 검사 방식 코로나 자가검사키트 2개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은 독일·네덜란드·덴마크 등 7국에서 이미 자가검사용으로 사용 중이며, 휴마시스 제품도 체코 등 3국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해외 임상 시험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의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진단할 확률)는 82.5%, 특이도(음성을 음성으로 진단할 확률)는 100%였다. 휴마시스 제품은 민감도 92.9%, 특이도 99%였다.

자가검사키트는 향후 7~10일 정도 지난 뒤부터 약국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키트에는 면봉과 시약, 검사 기기가 들어있다. 면봉을 양쪽 콧구멍 안에 넣고 수차례 훑어 검체를 채취한 뒤 시약통에 넣고 흔들어 섞는다. 그런 뒤 시약을 검사 기기에 떨어뜨리면 15분 내에 기기에 빨간색 줄이 뜨는데, 음성은 빨간색 줄이 한 줄, 양성은 두 줄이 뜨게 된다.

만약 양성이 나왔다면 사용한 키트를 비닐 등에 넣어 밀봉한 후 선별 진료소 등 검사 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음성이 나오면 비닐 등으로 밀봉 후 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리면 된다.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로 양성이 나올 경우 반드시 선별 진료소 등을 방문해 유전자 검사(PCR)를 받고 최종 진단을 받아야 하며, 음성이 나왔다 하더라도 감염이 의심되거나 증상이 있으면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식약처는 무증상자에 대해서는 검사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거나 역학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보조적 검사 수단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자가 검사는 기존 유전자 검사 방식이나, 검사 전문가가 콧속 깊은 비인두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는 항원 검사에 비해 민감도가 낮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농도가 적은 무증상자의 감염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식약처는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고위험 사업장 같은 경우 업주가 잠재적 위험을 판단해 선제적 검사를 시행함으로써 효용이 있을 수 있다”며 “그래도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자가검사에 의존하기보다 먼저 표준검사법인 PCR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