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급증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12~18일 762건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진행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70명 추가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이전 조사(5~11일) 49건과 비교해 43% 늘었다. 변이 누적 확진자는 449명. 하지만 변이 확진자와 같은 경로로 감염된 관련 확진자 465명을 합하면 변이 감염자 최종 규모는 914명에 달한다.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예방 효과도 낮은 것으로 알려진 상태라 국내 코로나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변이가 더 퍼지면 또 다른 ‘코로나 대위기’가 닥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변이감염 급증 인도, 산소 호출령 - 18일(현지시각) 인도 북동부 알라하바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환자 치료에 쓸 산소가 담긴 용기를 정리하고 있다. 인도에서 최근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며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지자 인도 정부는 산업용을 의료용으로 전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19일 오전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27만3810명으로 6일 연속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합뉴스

◇”변이 확산국 입국 금지 조치해야”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지난해 12월 28일 처음 영국 변이 사례가 3명 확인된 이후 넉 달도 안 돼 1000명에 육박했다. 이날 신규 변이 확진자 70명 중 해외 유입은 35명, 국내 발생도 35명이었다. 국내 사례 중 27명은 9개 집단감염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국내 변이 집단감염 사례는 31건. 이미 지역사회에 변이가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현재 전체 확진자 중 변이 여부를 검사하는 비율은 17.9% 정도 수준”이라며 “검사량을 확대하면 변이 감염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이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요 3종(영국, 남아공, 브라질) 외에 남아공·캘리포니아 변이가 함께 나타난 인도 변이 확진자는 지난달 2명, 이번 달 7명 등 9명 발생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아직은 인도발 ‘이중 변이’가 전파력이나 치명률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내 변이 감염 사례 914명 중 ‘해외 유입’ 사례는 286명(31.3%). 국내 감염은 628명이다. 입국 단계에서 변이 감염자를 차단했다면 국내 감염은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 당국이 최초로 변이 감염자가 발견된 영국발 입국 항공편을 중단하고 모든 입국자들에 대해 72시간 이내 발급받은 음성 판정서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확산세는 커지고 있다. 당국은 이날 “남아공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남아공과 탄자니아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시설 격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점차 줄어들던 전 세계 확진자 수는 최근 변이 확산세로 다시 늘고 있다. 일 확진자 수가 5만명대까지 떨어졌던 미국은 변이 감염자가 1만5000명 이상 나오면서 7만명대로 올라섰고, 인도는 26만명, 브라질은 10만명에 이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변이 확산이 심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입국 제한·금지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열린 방역'이나 ‘민주 방역’도 좋지만, 변이 감염자가 다수 유입되는 국가(헝가리, 영국, 파키스탄 등)에 대해선 입국 금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교수는 “지금은 단기 체류자 등 일부만 시설 격리를 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자가 격리를 한다”며 “이러면 확산세를 막을 수가 없어 모든 입국자들을 시설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이상 경찰·소방, AZ 접종

이날 방역 당국은 “30세 이상 경찰·해경·소방 등 사회 필수 인력 17만3000명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래 6월 접종 예정이었으나 AZ 접종 후 ‘혈전’ 발생 우려로 20대 64만명 접종을 중단하면서 이들이 먼저 맞게 됐다. 30세 이상 군인(12만9000명)은 군 부대나 군 병원 등에서 접종할 예정이다. 30세 이상 의원급 의료기관·약국 종사자 등 보건 의료인 25만7000명, 만성 신장 질환자 7만7000명에 대한 접종도 26일 시작한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5~74세 고령층 494만명에 대한 AZ 접종은 계획대로 5월부터 들어간다. 방역 당국은 “65~74세 접종 대상자는 1만여곳 위탁 의료 기관에서 동시에 시작한다”면서 “5~6월에 들어오는 AZ 물량 350만명분을 65~74세 접종에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노인 돌봄 종사자(38만4000명)와 항공 승무원(2만7000명)에 대한 AZ 접종은 이날 시작됐다. 대상자는 41만여명이지만, 20대는 빠지게 돼 실제 접종자 수는 더 적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