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 조짐이 갈수록 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국내 침투한 변이 바이러스가 이번 유행의 또 다른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감염자는 330명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영국발 변이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300명대로 불어난 것이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4차 유행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변이 차단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난 2월 8일까지 국내 변이 감염자는 총 54명이었으나 이후 1개월마다 130~150명씩 늘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침투해 전파를 일으키는 사례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8일 변이 감염자 182명 중 지역사회 감염은 24%(44명)였으나 약 한 달 뒤인 지난 5일에는 330명 중 지역 사회 감염이 37%(126명)를 차지했다.
집단적인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5일까지 국내 발생한 집단 감염만 19건으로 관련 확진자만 405명에 이른다. 일가족 모임, 직장, 장례식장, 교회, 목욕탕, 물류센터 등 여러 시설·집단에서 발생해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확인된 국내 변이 감염자 대부분은 영국 변이(b.1.1.7)에 걸렸다. 변이 감염자 330명 중 280명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영국 변이는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은 70% 높고 입원율과 치명률은 40~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변이가 국내 유행을 주도하는 ‘우세종’이 될 경우 지난 3차 유행보다 중환자가 더 빨리 급증해 의료 체계 과부하 위기도 더 빨리 닥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해외에서는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6일 “미국 50주에서 영국발 변이가 확인됐고, 총 1만5511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변이가 유럽 코로나 3차 유행의 주축”이라며 “유럽 대륙 전체에서 영국 변이가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변이는 현재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모더나 백신 모두 예방 효과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남아공 변이는 아스트라와 노바백스 등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변이가 국내 유행을 주도하기 전에 백신 접종을 신속하게 해야 하는데 물량 부족 등 난관이 많아 우려스럽다”며 “현 상황을 타산지석 삼아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하는 변이용 백신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