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지역 전파가 처음으로 확인되고,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에서 집단감염으로 원장이 숨지는 등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500명대 이상으로 늘어나는 ‘4차 대유행’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473명을 기록했다. 검사 건수가 3만3651건으로 평일 7만~8만건의 절반 수준이었음에도 5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는 5일 연속 500명대였다.

이날 인천 연수구 한 어린이집에선 교사 9명과 원아 8명 등 18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어린이집에서 조리와 청소 등을 담당하는 보조 교사 70대 여성 A씨가 지난 4일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전수 검사를 해보니 추가 확진자가 대거 나왔다. 어린이집 원장 B(51)씨는 지난 4일 밤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인 뒤 숨졌고, 사망 후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왔다.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지난주 41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 중 국내 지역 발생이 22건이며 남아공 변이 신규 감염 사례 5건은 국내 첫 지역 사회 전파로 확인됐다. 이 중 한 명이 앞서 남아공 변이에 감염됐던 김포 일가족 중 1명과 인접한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스크 누가 안썼나”… 수도권 전철에 단속반 등장 - 5일 오후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차량에서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마스크 착용 특별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다. 오는 16일까지 수도권 전철 내에서 단속이 이어진다. 코로나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방역 수칙 강화’에 의존하는 상황에 대해 국민 피로감이 짙어지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주 감염재생산지수는 1.07(코로나 환자 한 명이 1.07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로 1을 초과했기 때문에 (앞으로 신규 확진자 수는) 500명대보다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월 5주(3월 28일~4월 3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95.4명으로, 3월 3주 432.1명, 3월 4주 438.6명과 비교해 증가했다.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9일 발표할 예정이다. 전날 정세균 총리는 “이번 주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좀 더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전 수준(300~400명대)으로 떨어뜨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해철 중대본 2차장은 “지난달 15일 수도권 특별방역대책 시행 전 20%였던 비수도권 신규 확진자 비율이 40% 수준에 육박하며 전국적인 (감염 확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은 인원은 5일까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