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은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자 67만6607명 중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 사례 포함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2건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중증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고 인정된 첫 사례다.
방역 당국은 이날 “백신 접종 후 신고된 중증 이상 반응 10건을 분석한 결과 2건은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아나필락시스 의심 신고 89건과 중증 이상 의심 신고 6건 등 95건 중 10건을 조사한 것이다. 방역 당국은 “다른 중증 사례들도 조사를 진행해 백신 접종과 인과성 등을 판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사 대상 10건 중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온 경우는 1건이다. 20대 여성 의료진은 지난 8일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지 7분 뒤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와,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주사를 맞는 응급 치료를 받았다. 이후 바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방역 당국은 말했다.
중증 이상 반응도 1건 있었다. 40대 여성 요양병원 환자는 3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12시간 15분 뒤 경련·고열·혈압 저하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예방접종피해조사반 위원인 서은숙 순천향대 교수는 “해당 환자는 뇌전증이 있었다”며 “백신을 맞고 나서 열이 났고, 이후 탈수가 있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아마 이 증상 때문에 발작이 생긴 것으로 저희는 판단했다”며 “현재는 발작이 없어졌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이외 중증 이상 의심 신고 사례 8건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일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평소 가지고 있던 기저 질환이 원인이거나 접종과 이상 반응 발생 시간 등을 따져봤을 때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화이자·모더나도 수십만명당 1건 정도 미국에서 아나필락시스 사례가 나왔다. 코로나 백신 외 다른 백신도 아나필락시스 사례가 대부분 나타난다”며 “접종 현장에서 접종 후 15~30분 정도 이상 반응을 관찰하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위는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은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인구 100만명당 1명 내외의 빈도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인과관계는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이 지난 18일(현지 시각) 권고한 내용과 같다.
나상훈 서울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CVST의 경우 일반적인 두통과는 다른 양상으로 문헌 보고나 제 진료 경험에 의하면 마치 망치로 머리는 때리는 것 같은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심한 통증이 있다”고 했다. 나 교수는 “두통이 일반적인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을 수 있고, 뇌압 상승으로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등이 보고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CVST는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항응고제 치료를 하면 상태가 호전된다고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뇌정맥 혈전이 생긴 20대 코로나 1차 대응 요원도 항응고제 치료 이후에 호전됐다고 방역 당국은 밝혔다. 방역 당국은 접종 후 해열진통제를 복용해도 발열·몸살·두통 증상이 3일 이상 지속하거나 몸에 멍·출혈이 생기는 경우 즉시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원·종사자의 접종 동의율이 76.9%라고 이날 밝혔다. 65세 이상 요양병원 환자 등은 23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시작한다. 이들보다 앞서 백신을 접종한 65세 미만 요양병원 환자·종사자 등의 접종 동의율은 93.8%였다. 다만 요양병원 등에서 일하는 직원은 90%대 동의율을 보였고, 환자·입소자는 70%대 동의율을 보였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중증·사망 위험이 큰 분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해도 백신을 맞는 것이 더 이익”이라며 “다만 현장 의료진은 본인이나 보호자가 접종을 희망해도 의식이 없거나 흐릴 경우, 전신 쇠약·발열 등 접종에 부적절한 상태일 때,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은 접종을 지양하도록 권고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