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 10일 기준 국내 누적 백신 접종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백신을 맞는 인원이 늘면서 접종 현장에선 방역당국이 마련한 접종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있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미국 CDC 홈페이지에 게시된 코로나 백신 접종 부위(삼각근)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는 백신 접종 부위인 ‘삼각근’에 주사하지 않고 이보다 아래쪽에 있는 ‘삼두근’에 주사하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은 근육을 통해 약물이 흡수되는 ‘근육주사’를 통해 투여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어깨 삼각근 부위에 맞아야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위치가 어깨 끝에서 5cm정도 내려온 삼각근 부위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또한 백신은 윗어깨 삼각근에 주사해야한다고 지침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병원에서도 제대로 된 부위에 접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백신을 접종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과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의 접종 현장 사진을 보면 삼각근 보다 약간 아래쪽에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백신 자체접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2021.03.04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은 삼두근은 삼각근 보다 근육량이 적어 이 부위에 주사를 맞을 경우 백신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주삿바늘이 삼각근 아래쪽으로 들어갈 경우 신경이나 혈관을 건드려 염증과 통증을 키울 수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의료진 대상 백신 접종 지침에 ‘삼각근 주사’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이 지난 8일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세브란스 병원 제공

주삿바늘이 우리 몸속에 들어가는 각도도 중요하다. 코로나 백신이나 독감(인플루엔자) 예방 주사등은 근육주사 방식이다. 비스듬하게 바늘을 찌르는 피하주사·피내주사와 달리 근육주사는 직각에 가깝게 바늘을 찔러 바늘 끝이 피하 아래에 있는 근육까지 도달해야한다. 그렇지 못하고 피하에 주사가 되면 붓고 통증이 심한데다, 흡수도 잘 되지 않아 항체 효과가 떨어진다.

‘삼각근’· ‘직각’ 주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원인은 접종 장소에 소매없는 옷을 입고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삼각근을 확실하게 노출하려면 소매 없는 옷을 입거나 상의를 탈의해야하는데 대부분 접종 현장은 칸막이등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어깨 삼각근에 주사기 바늘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긴 팔 와이셔츠를 입고가면 안 된다. 가운데 단추를 다 풀고 어깨를 드러내줘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의 접종 사진에서는 베랑 장관이 상의를 탈의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리비에 베랑 트위터

일부 현장에선 의료진이 투명 안면마스크와 의료용장갑을 끼고 주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만으로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코로나가 눈이나 피부로 전염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혹시모를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접종할 때마다 장갑을 갈아끼는 게 원칙인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