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사람들 중 38도 넘는 고열과 몸살, 두통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과거 다른 독감 백신보다 훨씬 고통과 부작용이 심하다는 것이다. 일선 의사들까지도 백신 후유증을 자세히 설명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8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8동에서 의료인 대상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뉴시스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조선일보 팟캐스트 모닝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화이자 같은) RNA 백신과 달리 침팬지 독감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천 교수는 “(백신)유전자 일부 정보를 아데노바이러스가 가지고 들어가서 세포로 침투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신체에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난다”며 “그래서 다른 백신에 비해 이런 발열이나 근육통 같은 반응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AZ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하는 제조 방식 때문에 다른 백신보다 면역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발열, 몸살 등 고통이 더 심하다는 얘기다.

천 교수는 이어 “연령이 높은 분들은 이미 아데노바이러스에 자주 노출돼 항체나 면역반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약하게 나타나는 면이 있다”며 “반면 젊은 층에선 아데노바이러스 노출이 상대적으로 덜 돼 있어 면역반응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천 교수는 “의료진은 접종을 한 후 고열이 나는 상태에서 수술에 들어가야 해 몹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접종 속도전보다는 주말에 접종을 하는 등 의료진 접종에 시간을 더 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기저질환을 앓는 요양병원 입원자가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접종 전 당일에 염증이 있는지 혈액검사를 필수로 실시하고 정상이 나오면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도 모닝라이브에 출연, “우리 병원의 40대 이하 의사와 간호사들도 하루 이틀 고열과 근육통,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이런 증상이 강하면 그만큼 항체가 더 잘 생긴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부작용이 클수록 면역 생성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증상이 심한 경우 해열제 등 약을 복용하고 그걸로 안되면 병원을 찾으라고 했다. 김 교수는 “백신을 맞고 15분이나 30분 내에 호흡 곤란과 가슴 통증, 맥박이 빨라지고 입술이 창백해지는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응급실에 가서 에피네프린 근육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