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1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65세 미만 접종을 결정한 것은 최근 유럽에서 불거진 ‘고령자 접종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 65세 이상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자 ‘전연령 접종’을 결정하는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믈룅의 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개적으로 접종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을 증명하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접종을 허락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은 우리나라에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대상을 65세 미만으로 한정하는 나라다. 폴란드는 이보다 낮은 60세 미만에게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가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55세 미만으로 더 낮췄다.

이탈리아는 처음엔 55세 미만에 대해서만 우선 사용을 권고했지만 최근에는 ’55세 이상이라도 건강하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의견을 바꿨다. EU소속은 아니지만 스위스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승인을 아예 보류하고, 추가 자료를 요구한 상황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변이바이러스에 별다른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승인을 보류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자사 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임상실험을 진행한 앤드류 폴러드 옥스퍼드대 교수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고령층은 임상실험에서 젊은 성인과 유사하게 좋은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일 회의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를 허가하면서 사용상 주의사항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도록 했다. 식악처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안전성과 면역반응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고령자 임상 참여자가 660명(7.4%)으로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의사가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충분히 판단하여 결정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