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께서는 COVID-19 백신모의접종 대상자임을 알려드립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 훈련이 열렸다. 이달 26일 접종 시작을 앞두고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모의 훈련에 참여한 50명의 접종 대상자에게는 이날 오전 예방 접종 안내 문자가 전송됐다. 문자 내용을 보면, 접종 일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안내됐고 ‘방문 당일 접종 대상자 안내 문자와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의훈련에서 참가자들이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후 2시가 되자 중앙예방접종센터로 접종 대상자들이 입장을 시작했다. 대상자들은 먼저 접수 대기 구역에서 발열 검사 후 접수를 하고 문진표를 받아 작성했다. 이후 대기 공간으로 이동해 번호표를 뽑고 직원에게 문진표를 제출했다. 이후 모니터에 본인의 번호가 뜨면 배정 받은 예진실로 들어가 예진 의사로부터 접종 절차 등을 안내 받았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백신 접종 모의 훈련에서 의료진이 훈련 참가자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예진 이후에는 접종 구역으로 이동했다. 접종에는 약 3분이 소요됐다. 가림막으로 분리된 총 4곳의 접종 공간에서 의사가 접종 대상자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물어보고 시스템에 입력한 뒤 모의 접종을 시행했다. 백신은 현장에서 두 명의 의료진이 바로 희석해 주사기에 소분한 뒤 각 접종 구역에 전달했다. 접종을 마친 뒤에는 관찰실로 이동했다. 관찰실 모니터에는 대기석마다 누가 앉아있는지, 몇분간 앉아있었는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15분이 경과하면 ‘관찰 종료’ 표시가 뜨고 귀가할 수 있다.

이날 접종 후 응급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한 훈련도 진행됐다. 접종을 받고 관찰실에 있던 여성 환자가 접종 후 어지러움과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자 신속 대응팀이 출동했다. 의료진 4명이 환자의 혈압과 호흡 등을 체크한 뒤 응급 처치 구역으로 이동시켰다. 아나필락시스(백신 접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면역 과민 반응)로 의심돼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환자 발생을 알린 뒤, 5분만에 구급차로 옮겼다.

이날 50명에 대한 모의 접종이 끝난 시간은 오후 2시47분이었다. 원래는 이날 훈련에서 30분 동안 50명을 접종하는 것이 목표였다. 목표대로라면 1시간에 100명씩 하루에 600명을 접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센터 관계자는 “오늘은 훈련이라 지연된 부분이 있었는데 접종 자체는 3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고 했다. 오명돈 중앙예방접종센터장은 “250개 센터에서 하루 600명씩 접종하면 하루에 15만명이 맞을 수 있고, 20일이면 300만명이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의 훈련에서 의료진들이 접종을 마친 후 이상반응을 보인 참가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정경실 코로나19 백신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올해 상반기 중에는 대부분의 우선 접종 대상자가 배정 받은 접종센터 등에서 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오늘 훈련한 모델은 접종센터 운영의 표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모의 접종은 화이자사(社)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 내외에서 보관·유통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백신 가운데 가장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날 훈련에서는 백신을 미리 냉동고에서 꺼내 녹여둔 것을 희석해 접종했다. 오명돈 센터장은 “화이자 백신은 한번 녹인 뒤 다시 얼리지 못하고 희석액을 넣으면 6시간 내에 다 써야 한다는 점이 가장 까다롭다”며 “못 쓰는 주사액이 생기지 않도록 접종 인원을 예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만약 접종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는 등의 상황으로 폐기해야 하는 백신이 생길 경우 1000명 가량인 센터 의료진에게 접종하는 등의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