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코로나 백신 2000만명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국내에 공급되는 시점은 내년 2분기부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모더나 백신 구매 계약 물량은 총 4000만 회분(2000만명 분)으로 당초 계약 협상을 추진하던 2000만 회분보다 두 배로 늘어났고, 공급 시작 시기는 내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를 하고 2000만명분을 2분기부터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정부는 가까스로 연내에 총 56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다. 모더나 2000명분을 비롯해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미국 화이자 1000만명분, 미국 얀센 600만명분,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1000만명분 등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내년 1분기터, 얀센과 모더나는 2분기부터, 화이자는 3분기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정 청장은 이날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1000만명분의 백신은 내년 1분기 중 도입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각 분기는 공급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해당 기간에 계약한 전체 백신 물량이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로 들여오더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용 허가가 이뤄져야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경우 미국 등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이미 여러 나라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주한미군도 지난 29일부터 모더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31일에는 한국 국적인 카투사 병사 의료인력도 백신을 맞았다.

현재로서 국내 도입 시기가 가장 빠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0일(현지 시각) 영국에서 처음으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숫자가 필요하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승인을 내년 4월로 미뤄둔 상태다.

29일 주한미군이 접종을 시작한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