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남은 목표는 ‘3대째 기부 가문’입니다. 여력이 되면 손주들에게도 기부 교육을 할 생각이에요.”
지난 8일 부산 수영구 동원개발 본사에서 만난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78)의 말이다. 이날 1년 전 장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아버지 뒤를 이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것을 기억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나눠 먹어라.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가훈입니다.” 장남 호익(53)씨는 아버지를 이렇게 기억했다. 바로 옆에 앉아있던 동생 재익(51)씨와 창익(48)씨도 “맞아, 틈만 나면 들었지” “아직도 생생해”라며 맞장구를 쳤다. 삼형제는 작년 12월 함께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아버지 장 회장도 이미 2017년 1월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해 4부자가 올해까지 기부한 누적 금액은 2억2300만원이다. 이들이 동원개발 이름으로 사랑의열매 측에 전달한 법인기부도 8억4000만원에 달한다. 장남 호익씨는 동원개발 사장, 차남 재익씨는 남양개발 대표, 막내 창익씨는 동원통영수산 대표로, 아버지처럼 고향을 포함한 부울경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이다. 장 회장은 “기업인들에게 사회를 위한 기부는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며 “내가 건설업을 하며 짓는 집도 우리 국민, 이웃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2300여 명 중 기업인 출신이자 부자(父子) 관계인 4명이 동시에 가입한 건 장 회장 가족이 전국 최초다. 현재 아너 소사이어티 가족 회원은 281가족(633명)이다. 이 중 부자 관계로 동시 가입한 스물여덟 가족 중에선 장 회장 가족을 빼곤 모두 아버지와 아들, 둘씩만 가입했다.
장씨 삼형제가 나란히 가입하게 된 것은 거창한 계획에 따른 게 아니었다. 차남 재익씨는 “매주 주말 아버지 집에서 가족 식사를 하는데, 한번은 아버지가 ‘내가 해보니 좋은데 너희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한 게 계기였다”고 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삼형제는 그날 바로 가입할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는 오래전부터 해온 장 회장의 기부 교육 결과였다. 삼형제에게 어린 시절부터 성탄절은 가족끼리 모이는 날이 아닌, 아버지와 함께 선물을 잔뜩 들고 집 근처 30분 거리의 보육원을 찾는 날이었다고 한다. 장남 호익씨는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부터 갔는데, 아버지가 ‘봉사’라며 데리고 간 건 아니었다”며 “같은 반 친구도 있는 보육원이라서 어린 마음엔 친구들과 같이 공도 차고 선물 나눠 갖는 게 좋아서 따라 나섰는데, 지나고 보니 자연스레 주위와 나누는 법을 배우게 하려던 것 같다”고 했다.
평소엔 ‘짠물’이라 불릴 만큼 검소한 아버지로부터 ‘귀한 곳에 기부하기 위해 돈을 귀하게 모으는 법’도 배웠다. 삼남 창익씨는 “오래된 책상, 옷 하나도 허락 없이 버렸다간 그날로 난리가 났다”며 “나에게 쓸 돈은 아끼지 않으면 혼나지만, 이웃에게 쓰는 돈은 안 아껴야 칭찬받았다”며 웃었다.
어머니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삼남 창익씨는 “초등학교 내내 소풍 때마다 늘 양손이 무거웠다. 어머니가 반 아이들 몫까지 싸주신 김밥 때문”이라며 “나중에 이유를 알았는데, 같은 반 결식 친구들 급식비를 남몰래 후원하고 계셨던 거다. 이 친구들만 김밥을 싸주면 티가 나니 모든 아이들 김밥을 싸주셨던 것”이라고 했다.
장 회장은 장학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대학 중퇴 경험 때문이다. 가난했던 통영 농가 출신인 그는 제대 후 철물점을 다니며 일급 80원을 쪼개 동아대 야간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생활비 감당조차 벅차 학업의 꿈을 접었다. 그는 청년들이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모교인 동원중·고(옛 통영동중·통영상고) 외에도 울산고, 동원과학기술대(옛 경남 양산대) 등을 인수해 장학 사업과 건물 신축 등에 지원한 금액만 약 900억원이다. 2014년엔 이런 공로로 정부 포상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장 회장은 “후대 인재들만큼은 돈 걱정 않고 마음껏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문의 080-890-1212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