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병상이 없어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가 ‘병상 대기 중 사망자' 집계 기준을 돌연 변경했다. 일반 병원은 물론 요양병원, 정신병원 입원자 가운데 사망한 경우를 집계 기준에서 빼버려 ‘통계 축소’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입소자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18일 출입기자단에 ‘코로나 격리 병상 입원·전원 대기 중 사망 현황’ 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는 병상 대기 중 사망자를 자택에서 대기하던 중 사망한 3명과, 요양병원에서 격리 병상으로 전원(轉院)을 기다리던 중 사망한 5명 등 모두 8명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으로 확산했던 ‘1차 대유행’ 당시 숨진 2명을 제외한 6명은 이달 들어 사망했다. 6명 중 5명은 요양병원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사망했고, 1명은 자택에서 사망했다.

이 발표는 하루 뒤인 19일 브리핑에서 돌연 번복됐다. 요양병원 사망자 5명을 모두 제외한 뒤 입원 대기 중 사망자가 총 3명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요양병원 등에 입원 중인 환자가 코로나에 확진된 경우 (해당 병원에서의) 의료적 처치나 관리 상태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정보 확인이나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집계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20일엔 ‘자택' 또는 ‘응급실'에서 사망한 경우만 병상 대기 중 사망자로 집계한다고 밝혔다. 일반 병원 입원 환자든 요양병원 환자든 제대로 치료를 받으려면 코로나 격리 병상이 필요한데도 이를 병상 부족으로 인한 사망자 집계에서 빼겠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엔 전문 의료진이나 음압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기 어렵기 때문에 격리 병상 수준의 치료나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의료적 처치가 이뤄진다는 이유만으로 요양병원에 머무르던 환자를 사망자에서 제외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