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7일 코로나 사태와 관련, “선별진료소 야간·휴일 운영을 대폭 확대하고, 대규모 드라이브스루 검사소를 설치해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또 “공무원, 군, 경찰 등 가능한 인력을 이번 주부터 현장 역학조사 지원 업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면서 “‘신속 항원 검사' 활용도 적극 추진하라”고 했다. 확진자가 이틀 연속 6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 감염이 급속도로 재확산하자 내린 조치다. 청와대는 이 같은 내용의 ‘대통령 지시 사항’을 즉각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코로나 확산세를 진정시키지 못하면 정부와 국민이 1년 내내 합심해 쌓아온 ‘방역 성과’가 무너져내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주말 양성률 112일 만에 4%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적으로 1만4509건의 진단 검사가 이뤄진 결과 615명이 확진됐다. 검사 건수 대비 양성 비율이 4.24%다. 5일(4.39%)에 이어 이틀 연속 4%대의 양성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11월 중순 가을·겨울 유행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광복절 이후 112일 만에 4%대를 기록했다.
최근 1주간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비율'은 12.7%(11월 8~14일)에서 17.9%(11월 29일~12월 5일)로 급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대본 1차장)은 “지금 추세라면 1∼2주 뒤에는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文 “신속항원검사 적극 활용”… 방대본 “한계 있지만 도입 확대”
확진자 확산세에 다급해진 정부 당국은 이날 ‘빨리빨리'를 내세워 기존 검사와 퇴원 정책을 보완하고 나섰다. 신속항원검사 활용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이상 소요되는 기존 PCR 검사법과 달리 15~30분 내에 결과가 나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야당과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신속항원검사로 검사 물량을 대폭 늘려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방역 당국은 “기존 PCR 검사 물량(하루 최대 11만건)으로 충분하고 항원검사는 가짜 양성, 가짜 음성 판정이 나오는 문제가 있다”며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 발언 직후 당국은 “일부 한계가 있음에도 환자 발생률이 높아진 순간에는 장점이 많다”며 “수도권 요양원, 응급실 등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검사(Testing), 역학조사(Tracing), 격리 치료(Treating)라는 K방역 ‘3T’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병상 확보를 위해 코로나 환자의 격리 해제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무증상자는 검사일 기준 확진 후 7일이 지났고, 이후 PCR 검사에서 24시간 이상 간격으로 연속 2회 음성이 나올 때 격리 해제가 가능했다. 이제는 ‘7일 경과’ 기준을 삭제키로 했다. 또 증상이 호전된 확진자는 빠르면 11일 이내 격리 해제가 가능토록 했다.
◇수도권 중환자 치료 병상 한 자릿수 임박
병세가 위중하거나 중증 이상인 환자들이 즉시 입원 치료가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지난 6일 기준 전국에 45개가 남은 상태다. 경기도는 1개밖에 남지 않았고, 수도권을 다 합쳐도 13개뿐이다. 전날 20개가 남아있었는데 하루 만에 35% 급감했다. 나성웅 질병청 차장은 “전체 환자 규모가 늘어나면 의료 체계가 마비되고 코로나 위중·중증 환자 치료에 차질이 발생하며 사회 전체적인 희생이 불가피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