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합작)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승인해 다음 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을 승인한 국가가 된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자국 업체가 개발한 백신에 대해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이 등록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10일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을 승인하라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 “이 백신은 다음 주부터 영국 전역에서 사용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화이자는 지난달 9일 3상 임상에서 “90% 이상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은 섭씨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유통망이 필요하다는 점이 개발 중인 다른 백신에 비해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아직 3상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영국은 현재까지 4000만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화이자 백신을 주문한 상태다. 2회 접종 방식이라 영국 인구 6600만명 중 30% 정도가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영국의 긴급사용승인은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도 개발 속도전 가속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백신으로 유전 정보인 RNA를 주입하는 mRNA(메신저 RNA) 방식으로 개발 중인 미국 모더나도 속도를 내고 있다. FDA 긴급사용승인 여부가 화이자에 불과 일주일 뒤진 오는 17일로 잡혔다. 모더나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자사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증 코로나 예방률이 100%였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영하 20도에서 유통·보관이 가능해 화이자(영하 70도)보다 유리하다.
◇정부가 기대하는 아스트라제네카는 주춤
화이자와 모더나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내 생산 분량이 있어 방역 당국이 기대하고 있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주춤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7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연구진의 실수가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신뢰성 논란으로 이어졌고 “추가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새로 지원자를 모집해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 다음 2주 기다려 효과를 측정하고,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절반이 접종한 이후 두 달을 기다리려면 적어도 석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최소 62%의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