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마지막 임상 3상에서 평균 70%의 면역 효과를 보였다고 23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그런데 백신 정량의 절반만 접종한 경우 면역 효과가 훨씬 높아지는 비(非)상식적인 결과가 나왔다. 과학계에선 백신 재료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 1회 접종분을 한 달 간격으로 1차·2차 투여한 경우 면역 효과가 62%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 접종 때 1회 접종분의 절반만 투여하고, 2차 접종에 1회분을 다 투여했더니 면역 효과가 90%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의 백신 개발팀을 이끈 에이드리언 힐 교수는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백신에 쓰인 재료가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백신은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의 일부를 미리 경험하도록 해 면역력을 키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감기를 유발하는 아데노 바이러스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 유전물질(RNA)을 넣어 만들어 인체에 주입한다.
힐 교수는 백신을 접종하면 인체가 부수적으로 아데노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함께 면역 반응을 일으켜,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무디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낮은 용량 백신을 맞은 경우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면역 반응 훼방 효과가 높은 용량보다 낮아, 결과적으로 보면 백신의 효과는 더 크게 나온다는 것이다. 피터 피오트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장은 사이언스에 “앞으로 백신 공급이 부족할 텐데 절반 용량으로 더 큰 효과가 나온다면 더 많은 사람이 백신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연구개발 책임자는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백신 정량의 절반을 투입한 것은 단순히 우연이었다”고 말했다. 계산된 임상 시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가격과 보관 방법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1회분 가격이 3~4달러 수준으로 20달러인 화이자 백신보다 싸다. 또 섭씨 2~8도로 6개월 동안 보관할 수 있어 각각 영하 70도와 2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 보관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