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민주당 조 바이든(77) 후보는 대선 도전에 여러 차례 실패했지만, 뇌동맥류로 수 차레 건강 상의 좌절을 겪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40대 때 두 차례 뇌수술을 받은 적 있는데, 뇌 동맥류 탓이었다.
바이든은 1988년 2월 12일 45세의 나이로 그가 댈러웨어 상원의원이며 법사위원회 위원장일 때 좌측 뇌에 위치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로 병원에 내원해 13시간의 뇌수술을 받았다. 터진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는 수술이었다. 당시 뇌출혈 후 가톨릭 신부가 장례 미사를 준비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고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내피에 선천적 결함이나 동맥경화의 틈을 비집고 혈류가 들어가 뇌동맥 한쪽이 꽈리 풍선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이것이 터지면 급격한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후 3개월 후인 5월 4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월터리드 미 육군병원에서 우측 뇌에 터지지 않은 다른 뇌동맥류를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 두번째 뇌 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바이든은 주요 선거 때마다 상대 진영 쪽에서는 뇌동맥류 공격을 받았다. 치매가 생길 수 있다느니, 잦은 말실수도 뇌동맥류 때문이라는 공세를 겪었다. 하지만 뇌동맥류는 뇌조직 밖에 있는 것이고, 뇌출혈도 뇌조직 밖에서 이뤄지기에 치료가 잘 되면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드물다.
뇌동맥류 환자들은 대개 평상시에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갑자기 매우 높게 오르는 상황에서 뇌동맥류가 터져 뇌출혈이 일어난다. 이럴 때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는 극심한 두통을 느끼거나, 토하고 의식을 잃는다.
한편 국내서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환자가 무섭게 늘고 있다. 2008년 1만5000여명에서 2014년에는 5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해에는 11만5640명으로 늘었다. 10년 새 10배 넘게 폭증한 셈이다. 뇌동맥류가 터져 출혈을 일으키기 전에는 대개 증상이 없기에 건강검진으로 이뤄지는 뇌혈관 CT나 MRI 검사에서 발견된다.
문제는 뇌동맥류가 고령사회에 새롭게 떠오르는 시한폭탄이란 점이다. 어느 날 한 번 터지면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뇌동맥류가 터져 뇌출혈이 발생한 환자가 한 해 5300여명에 이른다. 60대에 뇌동맥류가 가장 많이 발견되고, 터지는 환자는 70대에 많다. 뇌동맥류는 대개 40세 이후 생기기 시작하며, 선진국 통계로는 100명 중 2~5명꼴로 있다. 혈압이 정상이면 발생 확률은 낮아지지만 그 외에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발견된 뇌동맥류의 1% 정도가 출혈을 일으킨다. ▲흡연자 ▲고혈압 ▲가족력 등이 있으면 파열 위험이 커진다. 크기가 5㎜ 이상일수록, 개수가 많을수록, 잘 터지는 위치에 놓일수록 파열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는 뇌동맥류를 사전에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메우는 방식이다. 허벅지 상단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머리로 올려 뇌동맥류에 도달시켜 그 안에 금속 코일을 실타래처럼 풀어놔 뇌동맥류 안으로 혈류가 들어오지 않도록 그 안을 메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는 “과거에는 뇌출혈이 되어 발견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건강검진으로 발견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 환자의 경우는 평생 안터지고 살 수도 있으니 치료 여부와 방법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응급이 아니므로 경험이 많은 신경외과 뇌혈관 분야 전문의에게 수술이나 시술이 반드시 필요한 병변인 지에 대한 자문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