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42)씨는 29일 “지난 17일 경기 용인 골프 모임 이후 발생한 집단감염이 51명까지 늘어나면서 이번 주말 골프 라운딩 일정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9일 “참석자 80명 중 16명이 감염됐고 이들이 지인과 가족을 상대로 2·3차 전파를 일으키면서 이날 관련 확진자가 51명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이들과 접촉한 골프장 클럽하우스 식당 직원 한 명도 확진됐는데 이 직원의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8월 울산과 경기 가평 골프장에서 각각 26명, 4명씩 집단감염이 있었는데, 용인 골프장은 골프장발(發) 집단감염으로는 최대 규모다.

그렇지만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골프·등산·자전거 같은 야외 스포츠 활동으로 인한 코로나 감염 위험은 낮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한 야외 운동이 가능할지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방역 당국 “야외 스포츠 위험 요인 아냐”

이상원 정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대응분석관은 이날 방대본 브리핑에서 “야외 스포츠는 실내 스포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한 편”이라며 “골프 같은 경우가 코로나 감염의 위험 요인이 된다고 방역 당국은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용인 골프장 집단감염은 뒤풀이 모임에 참석한 20명 중 16명이 확진됐지만 뒤풀이에 참석하지 않은 나머지 60명 가운데서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분석관은 “스포츠 자체가 아니라 스포츠 중 식사 또는 뒤풀이 모임 같은 것을 통해서 (코로나가)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실내와 달리 실외에서 코로나 전파가 이뤄졌다는 보고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실외에서는 공기가 순환하며 침방울(비말)이 2m까지 퍼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트·라커룸서 마스크 착용해야

그렇지만 감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감염 위험을 줄이면서 골프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려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더 철저히 하라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특히 골프처럼 장시간 여러 사람이 함께 운동하는 경우 마스크 착용과 별도로 손 씻기(손 소독)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캐디가 골프 클럽을 참가자에게 갖다주는 경우 운동을 전후해 손 씻기, 손 소독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동반자들과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카트 이동 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정 교수는 “'굿 샷' ‘나이스 버디’ 같은 구호를 외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며 “샤워는 가급적 따로 해서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고 했다. 공용 샤워 시설을 이용하는 대신 집에서 씻으면 감염 위험 요인을 더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밀접 접촉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카트, 실내 라커 등에서 꼭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가장 큰 감염 요인인 식사 뒤풀이는 피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운동 모임에 참가하지 않도록 한다.

◇음식 나눠 먹지 말고 ‘야호’ 자제

등산과 자전거는 운동 중 사회적 거리 두기(2m)가 비교적 용이하다. 딱 달라붙어서 산에 올라가거나 자전거를 나란히 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등산 모임은 전세 버스를 통한 단체 이동 과정과 산행 중 음식을 나눠 먹는 과정에서 감염 요인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감염 위험이 높은 전세버스 등 대형 차량보다는 개인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며 “산행 중에는 음식을 나눠 먹지 말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물과 간식 등은 각자 먹을 것을 준비해가야 안전하다”고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정상에서 ‘야호’라고 외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정재훈 교수는 “자전거 같은 운동은 음식 섭취나 뒤풀이를 제외하면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했다. 산악회와 달리 자전거 동호회에서 코로나가 확산했다는 국내 보고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