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요즘 감염병으로부터 임산부와 태아, 신생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임신부는 면역적, 신체적 변화로 인해 감염병에 취약하다. 또 감염 때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임신부는 임신 중 감염병을 막기 위한 적절한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 특히 임신부가 빼먹지 않고 맞아야 할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을 모두 예방하는 ‘티댑(Tdap)’ 백신이다.

◇임신 중 언제든 독감 백신 접종

먼저 임신부가 꼭 챙겨야 할 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보통 10월부터 5월 사이에 나타나며, 12월과 1월 사이에 크게 유행한다. 일반적으로 평균 이틀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오한, 두통과 같은 전신 증상을 비롯해 기침, 인후통,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과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엔 폐렴을 비롯해 심장 질환, 폐 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임신부의 경우 일반인보다 중증 인플루엔자로 진행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유산이나 조산 등의 임신 합병증 가능성도 증가하게 된다.

임신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주의사항

따라서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엔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모든 임신부에게 백신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항체 생성 기간을 고려해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독감은 늦게는 3~5월까지도 나타나기 때문에 유행 시기가 지났더라도 접종을 해야 한다.

임신부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은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됐다. 접종과 출산 관련 합병증의 관련성은 매우 낮다. 또 임신 중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게 되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할 수 없는 6개월 미만의 신생아에게서도 감염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자에 임신부가 포함됐다.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내년 4월 30일까지 무료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임신부가 맞는 백신은 최근 문제가 된 상온 노출 백신과 관계가 없어 지난달 25일부터 무료 접종이 시작됐다.

◇티댑 백신, 예비 아빠도 맞으세요

둘째로 임신부는 임신 기간 티댑 백신도 함께 챙겨야 한다. 티댑 백신은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등 세 가지 질환을 예방한다. 특히 티댑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백일해 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백신이다. 흔히 ‘백일의 기침’이라 불리는 백일해는 전 연령에서 발병하지만, 신생아의 경우 더욱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출생 후 3개월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신생아는 출생 후 2, 4, 6개월에 이 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에 첫 번째 백신을 맞고 효과가 나타나기 전인 출생 후 3개월까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신부가 티댑 백신을 접종해 항체를 태아에게 전달하고, 전달받은 항체를 통해 출생 후 신생아는 본인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기까지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항체를 형성해 태아에게 전달하기 위해 임신 27~36주 사이에 접종을 권하고 있다. 이 시기에 접종하지 못한 경우에는 출산 직후에 접종하게 된다.

엄마의 몸 안에 형성된 항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기 때문에 둘째나 셋째 아이를 가진 임신부도 임신을 할 때마다 티댑 백신을 접종하는 게 맞는다. 또 신생아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티댑을 맞지 않은 예비 아빠 등 가족 역시 티댑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많은 임신부가 임신 중 백신 접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백신 접종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임신부와 태아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인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